우리 남편은 요리가 취미입니다.
남편은 스테이크를 굽는 재미에 요리를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요리' 하면 스테이크 고기를 메인으로 두고 생각한다. 스테이크에 가니쉬를 곁들여 플레이팅까지, 신혼 때는 둘이서만 먹으니 스테이크 한 접시만 해도 즐거운 식사시간이었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스테이크 요리는 서서히 밀려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스테이크 레시피는 점점 더 간단해져 버렸다. 게다가 아이는 질긴 고기를 싫어해 잘 씹히게 가공된 고기나 갈아서 만든 함박 종류로 먹게 되었다.
고기의 종류가 한정되기 시작하니까 남편은 소스에 공들이는 시간이 늘어났다. 코 시국에 재택을 하면서 유튜브에 탐닉한 것이 열정에 한몫한 것 같기도 하다. 요리에 대해 이다지도 열정적인 사람인 줄 십 년을 살고서야 알게 되다니. 나날이 새롭다. 라면을 끓여도 있는 그대로의 면과 수프만 넣어 끓이고 가끔 치즈를 올려 먹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같이 사는 입장에선 축복이다.
오늘의 레시피는 사진을 찍을 때 색이 예쁘기도 하고 상큼 달콤한 소스가 마음에 든 '자몽 소스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이다. 오리가 아니라 닭가슴살 요리에 사용해도 찰떡인 자몽 소스 레시피라 여러모로 사용하기 좋을 것 같다.
<자몽 소스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
재료
오리 가슴살 1조각 (통오리를 사서 가슴살만 떼내는 건 어려우므로 검색해서 가슴살만 구매 추천!)
미니 새송이 조금
베이컨 1줄
사과 1/4
양파는 사과와 같은 양
*소스 : 자몽과즙 100g, 설탕 20g, 버터 20g
1. 오리는 굳이 다 익히지 않아도 된다. 미디엄에서 미디엄-웰던 정도로 익혀먹는 것을 추천.
2. *처트니 : 베이컨 1줄을 잘게 잘라 약불로 볶아준다. 기름이 충분히 나오면 같은 사이즈로 잘게 자른 양파를 색이 날 때까지 볶고, 사과는 마지막에 넣어서 살짝 볶아 식감을 살려 준다. (취향껏 소금 후추 간+)
3. *소스 : 가금류(닭, 오리) 등은 감귤류와 잘 어울린다. 생과일 즙을 짜기 귀찮다면 감귤류 주스를 대용한다. 단, 주스를 사용하면 조리되는 과정에서 색이 약간 검게 되는 단점이 있다.
4. 준비한 과즙을 반으로 졸여주고 설탕과 버터로 농도를 잡는다. 용량은 참고만 할 뿐 만드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더해가면서 맛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양식 소스 만드는 법은 만들고자 하는 소스 베이스(과즙이나 시판 소스)를 끓여서 신맛이나 잡미를 날려주고 설탕, 버터를 넣어서 농도를 잡는 것으로 가정용으로 사용하기 충분하다. 이때 설탕을 생각보다 많이 넣는 것이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