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선택하자.
그동안 나는 내가 사랑받기만을 갈구하며 살아온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그 반대였다.
나는 사랑받기를 철저히 거부해 왔다.
형용할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이 꼬리만 드러내도 너무 무섭고, 두렵고, 도저히 믿기지 않고 그랬다.
사랑받지 않는 원래의 상태가 편했다.
그런 충만한 감정이 세상에 존재할 리도, 설령 존재한다 해도 아주 찰나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인간은 불편한 감정을 거부한다. 사랑이란 감정이 내겐 그런 것이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오히려 더 불편하고, 불안했다.
사랑받지 못하는 나는 아니, 사랑받기를 거부한 나는 마음껏 사랑할 수도 없었다.
되려 상대방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그들을 비난했다.
그렇게 사랑을 철저히 밀어내고 있으면서 왜 자신은 사랑받지 못하는가에만 매달렸다.
사랑받을 자격은 어디 시험이라도 봐서 자격증이라도 따야 생기는 양, 행동했다.
그리곤 사랑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에 온통 신경을 집중했다.
다이어트를 하고, 몇 시간씩 치장에 공을 들이고, 밝은 미소와 상냥함을 연습하고..
아주 완벽히 갖춰진 나 아닌 ‘나’가 보는 거울 앞에 서서, 절대 보일 리 없는 거울 뒤편의 진짜 사랑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자격을 스스로가 박탈한 채, 나 자신을 괴롭히고 때로는 남들을 탓하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이 돼 있었다.
애초에 ‘사랑’이라는 노선이 존재하지 않는 정류장에서 오지도 않는 사랑을 평생을 기다리며.. 그렇게 미련한 사람에게 사랑이 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중요한 건 스스로에 고백을 끝낸 지금 이후부터다.
이제는 사랑에 대한 모든 찌꺼기(사랑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의심)들을 걷어내고 진실만을 바라보면 될 일이다.
세상에 보이는 모든 조건은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 조건은 그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지, 결코 진실과는 다르므로.
그동안 모두가 사랑하고 사랑받기가 두려워 갖다 붙였던 세상이 정해놓은 편견을 내려놓고, ‘사랑’이라는 인생에 꼭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사랑은 사랑을 반드시 알아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