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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소포타미아 Oct 30. 2023

자초한 고생의 결과와 의미는 뭘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작에 앞서

나의 지난 글들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살면서 겪었던 무수히 많은 갈등과 고생, 불안과 걱정은 대부분 내가 스스로 자초한 것 들이었다.

상사와의 다툼, 부조리한 일들에 꿋꿋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뱉었고, 누가 보아도 안정된 환경에서 벗어나 나의 열정과 도전에 대한 가치를 더 대단하게 생각하여 그 자리까지 가기까지의 과거의 고생과 절차들을 가볍게 잊어버리고 전진하는 쿨함을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용기 있는 멋진 사람으로 보였겠지만, 그리고 나도 그런 이미지를 어느 정도 나의 인생 훈장처럼 여겼지만, 속으로는 앞으로의 삶의 막막함과 결국 어디선가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허덕여 정신 못 차리는 날들이 훨씬 많았다.

나는 지금도 겉으로는 멋져 보이지만 속으로는 매일매일 나를 달래고, 일으켜 세우고,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연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내가 너무 오만했던 건 아닐까? 왜 나는 안주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나를 고생길로 이끄는지 결국엔 나의 철없는 꿈과 환상을 원망하게 된다.

만약 내가 전 직장을 계속 다녔더라면? 그 사람을 계속 만났더라면? 그 장소에서 계속 머물렀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상상해 보라.


여기서는 안전지대를 스스로 뿌리치고 선택한 길에서 또 다른 고생길이 열린 경우에 대해 다뤄본다








먼저, 왜 우리는 고생한다고 판단하는가?

고생이란 굉장히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상태이다. 남들에게 나의 고생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열이면 열, 모두 진짜 내가 고생하고 있다고 얘기해 줄 것이다. 그 일이 실제로 다른 고생에 비해 심각성이 매우 높던, 또는 그렇지 못하던 말이다. 절대적으로 ‘아니야, 너의 고생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야.’ 라고 말해주며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진짜로 고생하고 있고, 스트레스받고 있다며, 당장 그곳에서 벗어나라고 얘기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렇게 말하는 편이 좀 더 쉽기 때문이다. 당신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것이 부정을 하는 것보다 관계의 리스크도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도 그 고생에 대한 해결책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고생이 진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할 만큼의 고생이라고 판단하기 위해 정량적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할 순 없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내가 지금 고생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자초한 고생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보통은 이전의 고생 탈출을 시도하면서 시작된다. 고생을 시작하게 만드는 가장 큰 계기는, 여기서 벗어나면 다른 기회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만큼이나 사람을 고생시키는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고생을 선택하는가?

같은 상황을 반복하기 싫어서이다. 특정 사람에게 갖는 불편한 감정, 이 이상 발전이 없을 것 같은 업무 환경, 안간힘을 써도 바뀌지 않는 나의 성향 또는 개성.

사실 사람은 고생을 선택하지 않는다. 대안을, 차선택을 택할 뿐이다.




고생은 얼마나 오래가는가?

당신이 벗어난 과거 안전지대의 기억이 희미해져 갈 때까지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버린 안전지대는 과연 '진짜' 안전지대였는가?

언제 자신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 딱히 거슬리는 것 없는 원만한 인간관계, 어느 정도 인정받으며 다니고 있는 직장, 꾸준히 흥미로운 업무, 크게 불만 없는 수입.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불평과 불만을 만들어내는 존재다. 그렇게 해서 기술이 발전했고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결론은, 99% 객관적으로도 만족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1%의 불편함이 당신의 삶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진짜 낙원은 없을 것이고 오직 크고 작은 불편함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정만 존재할 뿐이다. 당신이 버린 안전지대는 그냥 지금의 불평이 만들어낸 또 다른 환상일 뿐이다.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면 어찌해야 하나?

'비록 나는 고생길의 한가운데 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고생길의 한가운데 있지 않은 것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갈 때쯤,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 한 번 더 참아볼 걸,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할 걸, 좀 더 안전하게 준비해 놓고 시작할 걸 등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매일 밤 꿈에도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음 날 아침 눈을 떠야 하고 내가 선택한 현실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이미 내가 그렸던 달콤한 결과는 잊힌 지 오래이며 눈앞에 놓인 현실을 수습하느라 여유가 없는 상태라면 그때가 진짜 당신이 선택한 차선택의 실질적, 전략적 행동을 개시해야 할 때이다.




고생은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까?

삶의 아이러니 중 하나는 고생을 이겨낸 뒤 따라오는 결과가 내가 그동안 쏟아부었던 노력에 항상 상응하는 대가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노력했던 분야와 완전히 다른 곳에서 기회가 오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인연으로 그다음 미래가 펼쳐지기도 한다. 고생과 결과의 인과관계는 생각보다 처음에 의도한 대로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고생의 의미는 뭘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생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는 상태’ 에 있다. 행운과 인연은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생긴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초심자의 행운도, 우연의 인연도, 아무것도 나를 거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생의 길은 정확하게 가는 것보다, 일단 어디든 걸어가고 있는 상태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그러면 어디든 만나게 된다. 그 과정 속에 만나게 되는 기회가 마음에 들면 잡으면 된다. 썩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계속 걸어간다. 아직 완전한 기회를 아직 잡지 못 했더라도, 꾸준히 걸어가고 있었다면 최소한 실력은 늘게 될 것이다. 당장 눈앞이 깜깜해서 내가 지금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지 불안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당신은 지금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 게 맞다.




고생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

내가 가졌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가장 먼저 깨닫게 된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와 그렇지 못 한 요인이 같은 이유이다. 그건 바로 '나쁜 기억력' 이다. 하지만 고생을 통해 당신은 이전의 기억을 다시 곱씹어보게 될 것이다. 행복과 즐거움은 사실 신중함과 거리가 멀다. 낙관적인 관점과 동시에 성급함도 함께 따라온다. 보통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사람은 더 깊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면 사건을 재해석해보게 되고, 당시 놓쳤던 기회들을 찾게 된다. 이를 통해 과거 경험의 가치는 상승하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다 모른 채로 살았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오답노트와 비슷해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또 틀리게 되기 마련이다.

결국 고생은 이후 더 나은 선택을 하게끔 해준다. 그걸 성장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분명 이 고생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같은 실수를 덜 반복하는 현명한 사람이 될 것이다. 더 큰 고생을 하기 전에 그걸 피해 갈 수 있는 혜안을 지니게 될 것이다. 고생을 해 본 사람만이 삶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생이야 말로 삶의 행복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무리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다. 고생길을 덜 고생스럽게 만들어주는 방법은 좀 더 내 삶을 멀찍이 바라보는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고생도 삶의 일 부분인데 그 마저도 즐기지 못하면 삶의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사는 꼴이다. 어차피 죽을 때까지 우리는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그러니까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당신 내면의 힘을 믿으라. 당신이 가진 힘을 절대 얕보지 마라. 그리고, 고생길에도 중간중간 나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스스로 쥐어 줄줄 아는 너그러운 나 자신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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