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양이상자 Jun 23. 2018

초기 이유식(미음)

육아휴직 - 출산 후, 1년의 시간 (2017.10.14. 작성)


| 설렘 반, 두려움 반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으나, 이유식에 대한 부담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 하기로 한 것은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성격이라서 시작했다. 이유식은 '초기는 미음, 중기는 죽, 후기는 진밥, 완료기는 밥'으로 생각하면 접근하기 쉽다.


분유 수유 아가는 4개월부터, 모유 수유 아가는 6개월부터라는 말이 있다. 짧은 육아 경험이지만 육아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아가마다 성향이 다르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다르므로, 아가의 상황에 맞게 주양육자가 정하면 된다. 특히, 주양육자가 지치지 않도록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아가에게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첫 이유식, 미음(멥쌀)


미음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쌀가루를 찬물에 푸는 것, 끓이면서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젓는 것, 그리고 체에 거르는 것이다. 체에 거를 때 팔이 무척 아프지만, 곱게 걸러진 미음을 보면 뿌듯하긴 하다. 


1. 편수 냄비에 찬 생수 한 컵(약 200~240mL)을 넣고, 쌀가루 한 숟가락(약 15~20mL)을 푼다.

  - 따뜻하거나 뜨거운 물에 쌀가루를 넣으면 풀리지 않고 뭉치므로 꼭 찬물에 푼다.

2. 끓어오를 때까지 중간 불에서 젓는다.

3. 끓어오르면 약한 불에서 젓는다.

4. 흐르는 정도로 걸쭉해지면, 체에 곱게 내린다. 

5. 그릇에 2~30mL씩 나누어 담는다. 


▲ 초기 이유식을 만들 때 가장 힘든 과정인 체에 거르기. 힘들어도 집에 있던 유리 그릇과 이번에 마련한 체의 크기가 딱 맞아서 좋았다. ⓒ고상(고양이상자)


미음을 처음 먹였을 때, 아가가 인상을 팍 썼다. 신기하면서도 이상했나 보다. 그래도 그다음부터 기특하게도 잘 받아먹었다. 빨아 마시던 것만 해봐서 숟가락으로 받아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많이 흘렸어도 잘 먹어줘니 보람 있었다.


▲ 처음으로 만들어본 미음. 이유식 그릇이 작고 알록달록해서 귀엽다. 이유식 용량이 커지면 간식 그릇으로 쓰고, 나중에는 아가의 장난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고상(고양이상자)



| 재료 준비하기


매번 재료를 다듬어서 이유식을 만드는 부지런한 엄마도 많지만, 나는 게으름과 귀찮음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성격이기 때문에 재료를 미리 준비해서 얼려 놓기로 했다. 남은 재료로는 간단한 반찬을 만들면 된다. 남편은 내가 당연히 사서 먹일 줄 알았다며 이유식을 만드는 나의 모습을 신기해한다. 



소고기  생고기를 덩어리째 사기


부족한 철분 보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소고기. 닭고기는 중기부터 줄 예정이기 때문에 소고기부터 준비했다. 먼저 소고기 부위 중에 기름이 적은 안심, 우둔살, 홍두깨살 중의 하나를 덩어리째(100g 정도) 산다. 고기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다짐육을 사도 괜찮지만, 어떤 부위를 썼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부위를 결정해서 덩어리로 사서 직접 다지는 것이 좋다. 

핏물을 뺀 후에 소분해서 냉동해 놓으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유식 만들 때마다 익히고 다질 자신이 없어서, 익힌 후 다져서 알알이쏙에 소분해서 쏙 넣었다. 고기를 익히면서 나온 육수도 넣어 촉촉한 소고기 재료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육수를 사용하지 말고 생수만으로 이유식을 만들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육수를 버리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사용했다. 


▲ 소고기 준비 완료. 미음을 끓인 후에 얼린 소고기를 넣어서 또 끓이면, 이유식 만들기가 조금 편해 진다. ⓒ고상(고양이상자)



채소  깨끗하게 씻기, 딱딱한 부위(껍질, 씨, 줄기 등) 제거하기


이유식에 쓰는 채소는 딱딱한 부위(껍질, 씨, 줄기 등)를 제거하고 부드러운 부위(과육, 잎 등) 부분만을 사용한다. 이유식을 만들 때 생수 대신 잎이 많은 채소 삶은 물을 사용해도 좋기 때문에 사용해볼 예정이라면 재료를 준비할 때 채소를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감자나 고구마는 삶거나 찐(나는 찌는 것을 선호한다.) 후에 매셔나 포크로 으깨기가 쉽다. 물론, 믹서에 갈아도 되며, 믹서에 갈 때는 물을 조금 넣어야 더 잘 갈아진다. 그리고 감자 싹은 꼭 도려내야 하는데 싹 없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또한, 애호박이나 오이는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 사용한다.


▲ 브로콜리도 손질 후 익혀서 소분했다. 다음부터는 체에 내리기 수월하게 아예 곱게 갈아서 얼렸다. 재료 크기는 이유식 단계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고상(고양이상자)



| 초기 이유식 식단


초기 이유식은 하루에 한 번이 적당하다. 나는 오전에 첫 수유를 하고, 두 번째 수유하기 전에 이유식을 먹인 후 바로 수유했다. 처음에 멥쌀로만 만든 미음으로 시작하고 그 미음에 재료를 하나씩 추가해서 3~4일 동안 같은 재료가 들어간 이유식을 먹이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살펴본다.  


▲ 미음 4일, 미음에 야채 한 가지씩 넣어 각각 3~5일씩, 소고기 미음을 먹인 후에는 소고기와 궁합이 좋은 채소를 한가지씩 더 넣어 3~4일씩 먹였다. ⓒ고상(고양이상자)



| 이유식 그릇 추가 구매 


이유식 양이 곧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용량이 있는 유리 소재 용기를 사기로 했다. 종류도 많고 구성도 다양해서 고민했지만, 이유식을 마친 후에는 반찬통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210mL와 165mL(각 4개씩)로 결정했다. 그리고 중기 이유식으로 넘어가면 하루에 2번을 먹여야 하므로, 외출해야 하는 시간과 겹칠 수도 있을 테니 숟가락 케이스가 포함된 구성으로 구입했다.


그나저나 워낙 쇼핑하는 것을 귀찮아해서, 육아 아이템을 사야 하는 일이 너무 귀찮다. 내 육아 스트레스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연코 쇼핑이다.  



<관련 글>

이유식 만들 마음의 준비

초기 이유식(미음) - 현재 글

중기 이유식(죽)과 간식 

직접 만드는 이유식의 장단점 

이유식 실행 결과 분석 : 계획과 실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