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by 여미

달리다 보면 잠시 잊어버리게 됩니다.


내가 무엇에 절망을 느꼈었는지, 복잡한 생각들로 얼마나 나를 짓누르고 있었는지, 쌓여만 갔던 자신에 대한 싫증 같은 것들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공중으로 날아가 증발해 버립니다. 아무리 집중력이 없는 사람도 달리는 도중에는 내 호흡과 속력을 내는 두 다리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몸에 온전히 매료되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훨훨 날아갈 듯한 활력이 자신감을 얻으면서, 지나가는 이들의 그림자를 밟는 재미로 숨을 고를 틈 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이길 필요도 없는 '달리기'야 말로 가장 성취감 있는 레이스입니다. 달리고 있는 '나'라는 경기 안에서 늘 1위이기 때문입니다. 달리면서, 많은 것들이 비워지면 비워질수록 머리와 가슴, 배로 구석구석 전달되어 끊임없는 해독이 됩니다. 어지럽게 방황하던 잡념들 또한 어느새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몸 안에는 여러 가지 '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위험한 '독'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쌓여 내 몸을 믿지 못하고 나의 가능성까지도 불신하게 되는 마음들이 슬프게 자리 잡고 있다면, 지금 바로 달려야 합니다.


달리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잠시 잊어버리게 됩니다.

달리다 보면, 분명 나를 더 아끼고 좋아하게 됩니다.


소심쟁이가 살아남는 법2_new.jpg 달리다 보면

글/그림 여미

여미의 인스타그램 @yeomi_writer

yeoulhan@nate.com


오늘 달려보는 거 어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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