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거절을 했다
상호적 균형이 깨어진 흐름 속에서
더 이상의 애씀도, 어떠한 미련도 욕심도 없이
모두 다 내려놓았다, 그리고 물러났다.
이로써 '나'라는 중심을 되살린다.
상대와 맞서 중심을 겨누는 대련인 추수,
여기서 중심을 잃는다는 건
대등한 힘이 놓인 접점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를 뜻한다.
특히나 나의 중심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놓인 판을 끝까지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한 발 지혜롭게 물러설 최선의 용기도 필요하단 것을 배웠다,
상대는 물론, 스스로를 기꺼이 존중하고자는 마음의 방향.
잠재된 신념,
중심이라는 본질을 수시로 가렸던 왜곡된 스키마
고정적이고도 반복된 하나의 패턴 속에서
과감히 벗어 나왔다.
둘로 나뉜 새로운 흐름들,
이제는 제 각각의 몫들이 있을 뿐이다
서로는 각자의 중심을 갖추어
제 길을 따라 멈춤 없이 흘러가면 될 터
그렇게 맞서고 겨누며
너와 나라는 균형을 갖추다가
때로는 흘리고
그러다 물러서는 시절인연이라는 때,
비로소 알겠더라
내게 기대어 맡긴 상대의 절박한 무게감과
이를 간신히 버텨낸 애씀의 시간들,
자연히 무너진 공허한 상호성.
일말의 탓도 쓰라림도 없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마음의 진심들
그때의 그곳에서 이룬 의미만을 지고선
이상하리만치 잔혹하리만치 가볍고 힘 있는
제 자신의 중심을 바로 세운다
과오를 지고, 새로운 흐름으로 다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