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날들의 초심

#steady #수련

by darma 지연

언젠가의 날들을 떠올려 본다.

사계절을 머무른 요양병원 수련실에서의 추억과

수련만이 목적이던 한 시절의 마음들을.




어둑한 새벽, 잠이 지배하는 301호 병동 안

늘처럼 잠에서 깨어

여전히 이어지는 실존함에 대한 낯선 안도를,

숨 쉬는 만큼 차오르는 한 생을 향한 의지를,

이루어 만들 겹겹의 가능성들을 기꺼이 품어내었고


바로 향해 간 야외 테라스는 차갑고 신선했다,

폐 속 깊숙이 새벽 공기를 가만히 들이마시며 잠든 몸을 부르고

서서히 떠 오는 날들의 해를 저 깊이에 꾹 담았다.


아직은 컴컴한 지하 1층엔

분주한 식당을 지나 아무도 없을 운동치료실로 직행하여

마주하고픈 고요와 적막을 열어

홀로라는 온전한 공간 속으로 한걸음 들어선 날.


다시 열린 하루라는 기적, 그 안에서 조용히 읇조린

초심의 마음들은 진정히 우러나온 생이라는 신성의 발원이었을까.



"한번 더 주어진 오늘에 생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흘러 돌아오지 않을 지금을 사랑하며

진실히 느껴 가득히 간직하겠습니다"


"두 발로 온전히 서 걸어낼 힘이 있어

두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음에

한가득 숨의 길을 터낼 수 있음을

이 당연치 않을 지금의 순간을

신비롭기만 한 생의 기적들을 열렬히 살아내겠습니다 "


"존재를 담아 지켜내기 위해, 그 목적 하날 위해

지금에도 쉬지 않고 작동하는 육체, 내 몸의 혈액과 세포 하나하나에

이루 말할 수 없을 감사함과 고마움, 죄스러움, 애도를 담아 절실하게 보냅니다. 미안합니다 "


"놓지 않겠습니다, 모든 노력을

제 몫을, 꼭 해갈 유일의 주어진 길을 따라서

낯설게 변하고 이루는 매일을 만들어내겠습니다 "


"다가온 벅찬 감격들과 행복을 이 한숨 담아

충실히, 자기를 의식하며 살아내겠습니다 "


"수련합니다, 정진합니다

과오를 지고 도로 돌아가지 않으려

울고 불며라도 끝으로 웃으며, 한 발을 반드시 내디어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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