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편한데 잠 못드는 밤
몇 해 전 무릎을 다쳐서 수술하고 입원했을 때 엄마가 병원에서 며칠을 함께 지내주었다. 병상 생활인데도 육아를 시작한 지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이와 떨어져서 지내는 자유가 꿀맛이었으니 철이 없다 할지 그만큼 육아가 힘들었다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2인실이라 옆에도 무릎 수술을 하러 온 학생과 엄마가 자리했다. 서로 어떤 연유로 수술을 하는지 묻고, 맛있는 간식이나 음료를 나누며 병실에 적절한 화기가 돌았다. 해가 저물면서 한 가지 걱정이 들었다. '엄마는 코를 고는데 엄마의 코골이 때문에 옆 분들이 잠을 못 자면 어떡하지?'
- 이제 불 끌까요?
- 네, 괜찮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꽤 긴장한 채로 잠을 청했다. 조용하게 주무시는 듯하던 엄마 쪽에서 아니나 다를까 코골이가 시작됐다. 몇 번이나 잠에 들려고 뒤척여보고 이어폰까지 끼었는데도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가만 들어 보니 코골이는 투 트랙이었다. 저쪽 엄마도 우리 엄마 이상으로 꽤 대차게 코를 골고 있었고 이내 학생도 조금씩 거들고 있었다. 옆 사람이 코를 곤다는 사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젊고 어린 딸들의 무릎 수술과 보호자 생활에 얼마나 피로하셨을까 싶으면서도, 이제 나만 죽었다는 생각에 아찔하다 또 마음을 쓸어내리는, 말 그대로 잠 못드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