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물린 것보다 감기가 더 심했다. 계속 기침하고 재채기하고 콧물 범벅까지. 동물병원 선생님은 네블라이저를 하자고 제안하셨다. 네블라이저는 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해 약물을 연기처럼 나오게 해서 입으로 마실 수 있게 한 것이다. 사람은 보통 마스크 형태의 것을 쓰지만 개에겐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연기가 나오는 통 속에 넣는다.
보호자 시간 될 때마다 오라 했지만 이 겨울, 하루라도 빨리 낫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 만큼 매일 가기로 했다. 처음엔 하루 세 타임을 했다. 오전 9시쯤 가면 저녁 6시에 끝난다. 그렇게 하자고 해서 하긴 했는데 그 오랜 시간 동안 탐탐이는 아무것도 못 먹고 낯선 병원에서 계속 있어야 하는 거다.
그게 너무 안쓰러웠다. 또 버려졌다고 생각하지나 않을까. 그래서 나중에는 하루에 두 타임만 하기로 했다. 오전 9시에 가서 오후 3~4시에 끝냈다.
그 사이 탐탐이는 집에 조금씩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첫날은 납작 엎드려 꼼짝도 안 하더니 조금씩 몸을 펴고 자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자서 걱정될 정도로. 그래도 잘 먹었다. 먹고 싸고 자고를 반복했다.
집도 장만해줬고 개껌의 세계로 안내하기도 했다. 지금은 개껌을 가장 좋아하는 탐탐이가 되었다. 처음엔 양치 껌도 환장하고 먹더니 이 개껌에 반한 이후로는 양치 껌은 쳐다도 안 본다. 먹으라고 자꾸 권하니 아예 등 돌리더라. ^^
옷도 하나 사 입혔다. 잠도 점점 더 편하게 잤다. 흐뭇하다.
네블라이저는 지금도 하고 있다. 2주가 넘었다.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예전엔 밤새 기침하고 콧물 때문에 잠 못 자더니 이젠 잘 잔다. 콧물 뿜뿜도 없어졌다. 아마 2~3번 정도만 더 하면 네블라이저 졸업을 할 것 같다.
* 제주에 정착한 언니들과 강아지 탐탐이의 이야기, [제주탐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