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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de Cyrene May 18. 2020

Epilogue_연애의 풍경

'연애'와 관련된 글을 브런치에서 3년간 써왔다. 이 시리즈 이후에 결혼에 대한 글을 쓰겠지만, 연애에 대한 글은 브런치에서 이별에 대한 이전 글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마치 마음에 있는 오랜 짐을 덜어내는 느낌이랄까? 


이렇게 오래 연애라는 주제를 갖고 글을 쓸 수 있을지 몰랐고,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까지 결혼이 아니라 연애를 하는 사회적 지위(?)에 있게 될 줄도 몰랐다. 그래서 사실 가끔은 연애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민망하기도 했다. 내가 속한 업계가 워낙 보수적이기도 하고, 업계에 계신 선배들이 어떤 시선으로 볼지 몰라서 브런치에서 이런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어느 순간부턴가 당혹스럽게 느껴졌다. 사실 우리에게 연애가 얼마나 중요한가? 연애는 인간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과 마음과 시간을 나누는 관계가 아닌가? 그리고 한 사회의 기초가 되고 개인의 안식처가 되는 가정을 함께 꾸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 않나? 또 연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정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서로 성장하기도 하고 깨어지기도 하지 않나? 그뿐 아니라 사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부부는 계속 연애를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결혼은 제도적인 틀일 뿐이고 두 사람은 여전히 연인관계가 아닌가? 아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인간은 왜 사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난 감히 사랑하기 위해 산다고 하겠다. 현대사회에서는 [일]이 마치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몰아가지만 사실 일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면 대부분 사람들에게 일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사람들은 자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내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뭐 얼마나 엄청난 기록을 남기겠나? 그리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 내가 죽은 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고 그게 내게 무슨 이득이 된단 말인가?


내가 사랑을 중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랑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사랑이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이냐고 묻지만, 그건 어쩌면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대문일 것이다. 나 자신을 상대에게 온전히 맡기고, 상대가 내게 그러하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연애는 그러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관계다. 그리고 모든 연애는 그 사람의 연애, 이성과 세상에 대한 관점에 영향을 미친다. 연애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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