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안 되는 위로의 말들. 6화
가장 많이, 흔하게 들었던 위로의, 힘내라는 말이었다. 다 잘 될 거라는 말.
어렸을 때, 아직 충분히 실패해 보지 않았고 패기가 있을 때는 이 말이 어떤 말보다 힘이 되어줬고, 잠시 넘어져 있는 나를 일으키게 해주곤 했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그래, 지금 잠시 힘든 거야. 그래, 결국엔 다 잘되기 위해 중간에 힘든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잡게 해 주던 말. 그 말이 '다 잘 될 거야'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이가 들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양한 사람의 인생을 보면서 현실적으로 '다' 잘 될 수는 없단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성공하고 뭔가를 달성하고 있을 때는 다른 누군가가 실패하고 힘들어하고 있었다는 것도,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 되지 않는 일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이 표현이 어떤 표현보다 싫어졌다. 다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아는데, 말하는 사람도 그걸 알 텐데, 내게 이 한 마디를 던진 후에 돌아선 후에는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라는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한숨을 내쉴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왜 내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심지어 분노하던 시간이 있었다.
세상은 만만치 않고, 뭔가를 이루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겪지 않은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다. 사람들은 때때로 '겨우 그런 작은 실패를 갖고 뭘 그러냐'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패의 크고 작음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작은' 실패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작아 보이는 실패라 하더라도, 누군가 실패를 반복했다고 느꼈다면 그걸 [겨우]라 불러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살다 보면 어느 정도는 그런 실패들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막연하게, 특히 상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잘' 될 거야 라는, 상대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사실 '다 잘 될 거야'만큼 성의 없고 하기 쉬운 말이 어디 있나? 누구나 너무 쉽게, 많이 던지는 말이 아닌가?
언젠가부터 '잘 될 거야'라고 말해줄 타이밍에, 조금 더 진심을 담아 얘기를 해도 될 듯한 상황에선 '뭐가 더 잘 되는 건진 아무도 몰라'라며 말을 조금은 길게 이어간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은 아름답고, 누구도 그에 대해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결과는 생각하는 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내 삶 역시 그러한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그런데 잘 되지 않은 덕분에 난 나 자신을 찾았고, 내가 성공했다면 갔을 길을 가는 친구들을 보니 내겐 오히려 그 길을 가지 못하게 된 게 축복이었던 것 같다고. 그리고 이 과정을 가는 것 자체가, 포기하지 않고 끈을 놓지 않으면 결국 내 인생에 큰 선물이 된다고.
항상 그렇게 얘기하진 않는다.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상호 간에 신뢰가 있는 사람에게만 이렇게 구구절절 얘기를 늘어놓는 편이다. 이는 같은 말이어도 두 사람의 관계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되는 것이 무엇일까? 사실 우린 어떤 게 '더 잘' 되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는 우린 두 가지 경로에서 한 가지 길로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의 길을 택한 후 그게 아닌 것 같아서 다시 출발점으로 가 다른 길을 갔다가 먼저 갔던 길을 계속 갔더라면 어딘가에 가 있었을 것 같다면서 그걸 또 후회하기도 하지 않나?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처음 간 길에서 나머지 길은 자신이 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길을 완전히 갔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 우리가 욕구하고 욕망했던 목표를 달성하거나 그 길을 가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내 인생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지금의 실패와 좌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택한 길들이 때로는 가지 못한 길보다 내 인생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잘' 살게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은 우리가 그 과정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무조건 '잘' 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몇 번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걸 자양분 삼아서 다시 다른 길을 가면, 그 길은 더 단단하게,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우리 눈앞에 있는 것을 반드시 잡아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하다. 그렇다면 지금 누군가가 몰입하고, 목표로 삼는 것, 그것이 '잘 될 거야'란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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