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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께

[예수를 신의 아들로 믿는 이유] 28-1편

by Simon de Cyrene

우선 혹시나 2년 동안이나 이 주제로 글을 써 왔음에도 구독을 취소하지 않으신 교회에 다니지 않거나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 이 글을 쓰는 건 큰 결단이 필요했어요. 전 교회에 다니지 않으시는 분들이 왜 교회에 다니지 않으시는지가 너무 이해되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와 교회 얘기를 먼저, 직접 꺼내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하기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지인들에게는 굳이 신앙이나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평생 단 한 명도 전도를 한 적이 없고, 그래서 사람들은 저를 꽤 오랫동안 제 종교를 모르고 지내기도 하거든요.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지만 그럴 때면 제게 "교회 다니는 사람 같지 않다"라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를 써 온 이유는 교회 다니는 분들께는 조금 생각하고 고민할 지점들을 드리고 싶었고, 교회 다니지 않는 분들께는 한국교회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들로 인해 있을 수 있는 오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제 삶에,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축이자 삶의 이유인 것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해 오해받는 것을 넘어서 이 땅에서 짓밟히고 욕먹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 시리즈로 인해 누군가가 제가 알고, 믿는 것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제가 지금까지 알고 믿는 성경과 신과 예수님이 이 땅에서 물리적으로 교회를 다니거나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지옥'에 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성경에선 어디에도 그에 대해서 확실하게, 명확하게 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이 땅에서 보이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교회의 모습들로 인해 성경에도, 교회에도, 말씀에도 관심이 가지 않고 오히려 '기독교'를, 그리고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혐오하고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단 것을 이해하지 못할까요? 이 땅에서 겨우 40년 정도를 사는 미물인 저도 그게 이해가 되는데?


제가 성경에서 읽고, 이해하는 신은 그런 신이 아닙니다. 인간도 인간의 한계를 이해하는데 신이 그런 인간의 한계를 알지 못한다면, 이해하고 용납하지 못한다면 그게 전지전능한 존재일 수 있을까? 그걸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수용해주지 못한다면 과연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의문을 꽤나 오랫동안 갖고 있었고, 지금은 사실 제가 믿는 신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인간의 한계를 이해하고 수용해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성경에서 보여주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은, 수십 번이 아니라 수백 번도 더 하나님을 배신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품어주는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가 교회에 나가는지 여부를 놓고 천국과 지옥행을 가른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제가 이해하는 성경의 '구원'은 우리가 지금 이 땅이 아닌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는 우리가 절대자가 만들어 놓은 질서인 이 땅과 현실에서 자유롭게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즉,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은 미래적이고 사후적인 의미도 갖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측면도 담고 있단 것이죠. 그런데 한국교회들은 그런 지점을 강조하진 않고, 교회 다니지 않는 분들은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란 말만 들으니 그 개념이 많이 오해받는 듯하고, 그래서 그게 안타깝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이해합니다. 한국교회들이 보이는 모습과 교회 다니는 사람들 중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 중 상당수, 아니 어쩌면 대부분이 이기적이고 모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경에도, 예수님에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해외 유적지에 한글로 낙서가 되어 있고, 거리에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게 한국 문화도 아닌 것처럼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이 아니고 그게 곧 성경과 기독교는 아니란 것만 기억해 주시면, 이 시리즈를 통해 그렇게 생각해 주실 수 있으면 전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오해만 풀고 싶은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고통과 고난은 신이 악의적으로 인간을 괴롭혀서 허락하거나 야기하는 게 아니란 것이에요. 성경은 신이 그러한 상황을 허락하는 것은 인간은 자신의 욕구와 욕망과 욕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인간은 그 과정을 통해 연단되고, 다듬어져야 자신의 모습과 이 땅의 질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본성에 그러한 한계가 있단 것이죠.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많은 고통과 고난은 사실 신이 강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욕구와 욕망과 욕정에 휘둘려 자신을 망가뜨린 것이거나 그러한 인간의 욕구와 욕망과 욕정이 다른 사람의 삶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 지점에 신이 개입한 것들이거든요. 신이 '벌'한다고 나오는 부분들의 앞뒤 맥락을 보면, 저는 항상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 하나가, 이 시리즈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통째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압니다. 제 생각과 주장에 설득이 될 수 없단 것도. 한국교회에 대한 반감도. 다만, 교회와 기독교는 구분해서, 분리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들이 교회에 다니지 않거나 교회에 대한 반감을 가진 분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제가 2년 동안 써 온 글들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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