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결혼의 이유. 10
연애와 결혼은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면 연애에서 결혼으로 '잘'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러기 위해선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사랑'과 '솔직한 대화'다. 결혼준비과정과 결혼생활에 아무 문제도 없고, 모든 게 마치 처음부터 계획되었던 것처럼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런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선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사랑'이 필요한 건 이 시리즈 앞의 글들에서 설명했듯이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인간은 사랑이 있어야 이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사랑이라는 게 항상 100% 게이지가 차 있지도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상대에게 다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상대가 본인이 갖고 있는 경계선을 넘거나 본인이 포용하기 힘든 지점에서는 아무리 사랑이 있어도 상대에게 모든 것을 맞출 수가 없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해주는 건 결국 이성의 작용이다.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서지 않는 지점들은 머리로 이해해서, 조금 심하게 말하면 억지로라도 넘길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두 사람의 대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는 반드시 솔직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오해는 하지 말자.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 아무 말이나 본인이 원하는 말을 해도 된단 것이 아니다. 연인 간의 대화의 기저에는 '사랑'이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으로 넘어서지지 않는 지점에 대한 대화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깔고 해야 하는 게 정석이고, 기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대화가 말하고 '듣는다'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내 말만 하고, 상대의 말은 듣고 흘리는 게 아니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말을 듣고, 그에 대해 생각해 본 뒤에 반응을 해야 한다. 그런데 공교육제도에서 '정답'을 암기하고 줄 세우기를 시키는 경쟁에 익숙해져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토론을 하거나 논리적으로 사고를 하는 훈련을 받지 않아서인지 '대화'를 '나의 의견 관철시키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점들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지점들은 두 사람이 감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이성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타협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사랑과 연애와 결혼은 마음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사랑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마음과 머리를 같이 사용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화는 연애하는 과정에서 습관이 되어야 한다. 이는 두 사람이 같은 회사, 같은 팀에 있거나 사업을 같이 하는 게 아닌 이상 아무리 데이트를 자주 하고 통화, SNS, 메시지 등으로 소통을 자주 해도 각자 보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은 그렇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대의 여러 가지 모습을 입체적으로 알아가고, 신뢰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지고 강화된다.
이런 습관이 연애하는 동안 든 사람들은 사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크게 부딪힐 일이 없다. 서로의 다름을 화를 통해 해결할 줄 알기에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견 차이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가 있으면 그 의견이 맥락적으로 이해될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대화하는 게 습관이 되어있지 않고 연애를 하면서 좋은 것을 먹고, 마시고, 좋은 곳에 가는 방식의 데이트만 했던 커플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갑자기 대화를 하게 될 수는 없다. 적지 않은 커플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당황하고, 많이 싸우는 것은 대화하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화에서 또 중요한 것은 '솔직함'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부딪히는 게 싫다는 이유로 사실을 숨기거나 상대에게 모든 것을 맞추면서 연애를 넘어서 결혼까지 하기도 하는데 그런 관계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관계를 그런 방식으로 유지하는 건 소극적인 거짓말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누가 모든 것을 상대에게 맞출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연인은 결혼하기 전에, 연애하는 과정에서도 지혜로운 방식으로 솔직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그래야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나 다툼을 무조건 회피하기보단 지혜로운 방법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깔고 솔직한 대화를 하는 것은 결혼 전부터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감당하지 할 다름을 발견하면 헤어지면 된다. 사회적으로, 모든 사람들 앞에서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기 전에 헤어지는 게 그나마 낫지 않은가?
이 과정에서의 솔직함은 상대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본인은 본인이 가장 잘 알기에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감추기에 앞서 본인에게 솔직해지자. 그래야 두 사람의 관계가 건강하게, 잘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