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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de Cyrene Jul 17. 2024

향후계획

돌아오겠다고 글을 던져 놓은 지도 한참이 지나 브런치를 방치하고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젠 어떤 것도 다짐하지 않고, 어떤 것도 확언하거나 계획을 늘어놓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그래서 언제부터, 어떻게 다시 글을 쓸 것이란 약속은 이 글에서  하지 않을거에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전 글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이고, 이 글을 써서 발행했다는 건 제 나름대로의 계획과 다짐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에 쉽사리 글을 쓰지 못한 첫 번째 이유는 제 현생이 너무 바쁘고 정신 없으며 여유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분명히 종강도 했고, 학점도 다 냈는데 왜 그렇게 일이 몰려드는지...  지난 주에 제가 속한 영역에서는 나름 규모가 있는 학술대회를 혼자 다 세팅, 매니징하고 그 학술대회에서 발제까지 해야 하다보니 정신이 너무 없었거든요. 이번 주에도 다른 세미나에서 발제, 이번  달까지 마감해야 하는 책 원고만 두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야만 하는 일을 하거나 쉬는 선택을 해야 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조금은 이상하단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글을 가장 많이 쓰고, 수정해야 했던 박사학위 논문 심사 과정에는 브런치 글도 더 많이 썼거든요. 그때가 어쩌면 지금보다 심적으로는 여유가 더 없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 때는 브런치에서 글을 쓸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 써지는 지를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땐 불안했는데 지금은 안정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때는 불안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그걸 다 브런치에서 글 쓰는 것으로 풀어냈는데, 이젠 글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 것 같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제가 예전에 이 공간에 남긴 글들을 보니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다 비공개로 돌리고 싶어지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그 또한 한 때 제 모습이었고  모습이 지금도 제 안에 어느 정도는 남아있기에 부끄러운 것도 그냥  두기로 했어요. 


그 대신, 제가 시작하고 벌려놓은 브런치북용 글들은 전반적으로 다시 쓰거나 큰 폭으로 수정을 할 것 같아요. 조금 더 안정된 제 모습답게, 그리고 조금 더 정리되고 정제된 어조로 글을 쓰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브런치에서 글 하나 쓰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늘어나고, 글의 빈도는 줄어들 확률이 높을 것 같아요. 하나의 글을 써도, 다시 퇴고하고 곱씹어 본 뒤에 발행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한땀, 한땀 글을 이 공간에서 다시 써보려고 해요. 올해 하반기는 일도 상반기에 비해 절반으로 줄였거든요. 이제는 저도 스텝업을 하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일을 대신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에서 제 일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해야 하기로 한 것이죠. 그렇다 보니 브런치에서 쓰는 글도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작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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