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달큼한 떡볶이
삼시세끼 가득 먹어도 토요일 오후의 입은 심심하기만 하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뭔가는 씹고 싶고, 배를 채우고 싶진 않지만 입만 씹기엔 아쉬운 그런 주말.
3대가 함께 심심한 오후, 달큼한 떡볶이가 콧가에 스며든다.
달큼한 오후 떡볶이
설탕 큰 1스푼
카레 가루 큰 2스푼
새우가루 반스푼
고추장 1스푼
물 종이컵 2컵
매운 음식을 아직 잘 못 먹는 별아이를 위한 떡볶이를 덜고, 고추장 한 스푼을 풀어 맵싸한 떡볶이가 완성된다. 한 번에 두 가지 떡볶이로 완성되는 이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지만 감칠맛과 배도 채워주어서 심심함을 달래기엔 제격이다.
콧바람에 꽃 향이 묻어나는 봄에도, 입 맛 떨어지는 여름에도, 떨어지는 낙엽에도 출출한 가을에도,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겨울에도 모두 생각나는 오후의 떡볶이. 오늘도 우리는 호호 불며 떡볶이를 먹는다.
초등학교 문방구에서는 100원어치 떡볶이를 팔았었다. 밀가루떡 4개와 고추장 한 스푼, 설탕 한 스푼 그리고 물 세 숟갈. 자박자박 적은 물이 끓는 짧은 순간 고추장을 잘 풀어 설탕과 섞이게 한 다음 퍼주는, 아주 간단한 떡볶이 었는데 한 날은 그 떡볶이가 너무너무 맛있어 보였다. 몇 학년이었을까, 그 떡볶이의 조리 과정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 꽤나 맛있게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시작했던 손주며느리의 떡볶이는 인기리에 완판 하였고 입맛이 까다로운 왕할머니께도 맛있다 칭찬을 받았다. 사계절 꼬박 1년이 지나도록 잊히지 않고 한 번씩 주문이 들어온다면, 그 맛이 잊히지 않을 정도라는 증거겠지?
밤 사이 한파특보가 내리고 칼바람이 얼굴을 에는 연휴의 끝자락. 우리는 떡국으로 설을 쇠고 남은 떡사리로 떡볶이를 해 먹었다. 설날의 떡국떡만큼이나 기억 속에서 달큼하게 자리 잡을 떡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