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도 더 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동생과 용하다는 별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신점도 아니고 사주도 아니고 별점이라니.
별점은 내가 태어난 그 순간의 우주의 기운에 따라 정해진 운명이라고 했다.
태어난 일시를 말씀드리니 컴퓨터에 탁탁 입력-
잠시 후 모니터 화면 속 우주 그림에는 알 수 없는 숫자와 알 수 없는 상형문자 같은 것들이 떴다.
나의 초년/중년/말년의 운과 나의 특성등을 풀이해 주셨는데 많은 부분이 비슷해서 신기하게 들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나는 사람보다는'자연'과 교감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언젠가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에 다리가 껴서 꼼짝을 못 하는 꿀벌이 눈에 들어와 나뭇가지로 구출해 준 적이 있었다. 땅만 보고 걷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눈에 딱 들어왔을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면 아스팔트 도로까지 나온 달팽이, 지렁이 같은 친구들을 축축한 흙으로 옮겨주기도 한다. 사람보다는 자연의 생명들과 교감이 더 잘 되는 것 같긴 하다.
여름이나 가을 같은 벌레가 많은 계절엔 거실로 들어온 귀뚜라미나 이름 모를 벌레들을 휴지로 살짝 감싸서 창밖으로 내보낸다. ' 잘 가라~ ' 인사말도 덧붙이면서.
'사람이건 동물이건 벌레건 소중하게 대하고 도움을 주면 그 착한 마음이 칭찬 스티커처럼 쌓여서 나에게 행운으로 돌아온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질 뻔한 적이 있지? 그때 시간이 멈춰서 칭찬스티커의 마법이 넘어지지 않게 도와준 거야.'
공벌레만한 딸이 가만히 생각에 잠기더니 함박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