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읽고, 듣고, 보고 있다. 쓰는 것에 주저한다.
일정 수준 이상 갖춰진 문학 컨텐츠들을 게걸스럽게 읽고 접하다 보니 기이하게도 내 자신이 더 작아지고 슬픔에 잠식당한다.
나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기쁜 마음과 세상의 관심에 무심한 척하고 싶은 마음이 교집합처럼 걸어간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 다운 건 어떤 건지
학창 시절 내일이 시험인데 아무것도 못한 채 맞이한 새벽처럼 더 아득하고 깜깜하다.
인생은 결국 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하루하루 알아가는 여정 같다. 그 과정에서 나의 사람들과 함께 사랑을 슬픔을 나눈다.
어떻게 하면 삶의 허무에 침략당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참을 망설이고 되내어 본다.
세상 안에서 올곧이 근사한 무엇을 남기고 싶고, 아니 사실은 무엇을 왜 남겨야 하는지 모르겠는 반복되는 감정이 소용돌이쳐요.
지구에 온 이방인처럼 욕심과 비움이 교차한다. 그래, 릴케는 정말 중요한 문제에는 답이 없다고 했다.
한참을 망설여도 결국 모르겠다고 말한다.
20대에 비할 바 안 되는 고민이겠지만 오히려 더 깊고 때로는 안락함에 외면하고 싶은 진짜 가치들을 기억해야 하는 시간들이다.
이 또한 잘난 척하는 글 같아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