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읽다가 내가 하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초등학교 급식 배식 알바를 한다. 일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밥 푸는 사람, 국 푸는 사람, 메인 반찬, 보조 반찬.
나는 처음에 한 가지 일만 계속하고 싶었다. 자꾸 자리가 바뀌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메인 반찬을 맡는 사람의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네 명이 일주일씩 돌아가며 맡는 구조였다.
나는 국을 퍼다가 영양사한테 혼난 적이 있다. 콩나물을 집게로 주라고 했는데, 계속 일해보니 콩나물을 집게로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그냥 영양사가 마음이 불안해서 자리를 바꾼 것이다. 대타알바가 나하고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배식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일을 잘하는데 그 사람은 영양사 때문에 이 학교에 절대 다시 일하러 오지 않는다고 한다. 영양사가 쫓아낸 대타알바가 4명 정도 된다고 한다.
지금은 올해 새로 바뀐 조리장이 산재사고로 공석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힘들어하던 와중에 갑자기 넘어져서 다치셨다. 조리장님의 손자가 이 학교에 다니는데. 조리장님 자리에 계속 새로운 알바가 온다. 나이 많으신 분도 오고, 젊은 분도 온다. 그때마다 일을 다시 가르쳐야 해서 주방에서 아주 힘들다고 한다.
조지 오웰은 호텔이 운영되는 주요 원리를 파악했다. 식사 시간이면 누구나 두 사람의 일을 하게 되고, 이것은 소음과 말다툼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제로는 이 말다툼이 일의 과정상 필요한 일부이다. 왜냐하면 모두가 다른 모든 사람들의 게으름을 비난하지 않으면 속도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내가 일하는 곳의 말다툼은 성격 문제도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