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생책 20화

웃기려고 쓰는 글

by Shin Huiseon


요즘은 사람들을 웃기기 힘든 세상인 것 같다. 평균 도파민 수치가 너무 높다. 유튜브 쇼츠만 봐도 웃긴 게 너무 많다. 그 와중에 글을 써서 웃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들 불경기라고 하는데 개그맨들도 먹고살기 힘들 것 같다.

나는 웃긴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는데, 내 친구도 사실 웃겨서 좋아한다. 근데 친구가 하는 말이 자기 친오빠 하고 초등학생들한테는 드립으로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고 한다. 내 친구는 자기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웃긴 남자하고 결혼했는데, 남편이 어느 날 무슨 고민이 있는지 밤잠을 설치더라고 한다. 알고 보니 교회에서 사회를 봐야 하는데 사람들을 못 웃길까 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다음 날 교회 사람들은 자기 남편 얼굴을 보자마자 웃었다고 한다.

내 친구 다음으로 웃긴 사람은 내 남동생이다. 생긴 것도 개그맨 허경환 닮았다. 나는 내 동생이 진짜 개그맨이 됐으면 했다. 남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노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세상에 놀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지금은 그 입 잘 터는 재주로 공인중개사가 돼서 집을 팔러 다닌다. 요즘 집이 잘 안 팔려서 밤에 쿠팡알바를 하러 다닌다. 어른이 돼서 재밌게 놀려고 하니 돈이 많이 필요하더라고 한다.

아무리 살려보려고 해도 이 글이 별로 웃기지 않는 거 같아서 나도 잠이 안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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