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생책 19화

남편의 이종사촌들

by Shin Huiseon


시어머니는 7남매 중에서 셋째 딸이다. 지난번에 남편이 어렸을 때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고 썼다. 대신 친척이 놀러 가면 끼어서 함께 갔다고 하는데, 그 친척이 바로 시어머니의 여동생(진주이모) 가족이다.

진주이모는 시어머니의 가족 중에서 가장 부유하게 살았다. 남편이 인쇄소 사장이었고, 90년대에 자가용이 있었다. 지금도 건물 한 채 세를 받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진주이모에게도 아들이 두 명인데 그 나이가 남편과 남동생과 똑같아서 어릴 때는 친구처럼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남편하고 동갑인 이종사촌은 아기 때 사고로 왼쪽 팔이 없었는데도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어른이 되어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됐다고 한다.

이종사촌 동생은 고등학교 올라가서 급격하게 성적이 올라서 서울대 법대에 갔다고 한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공부를 몇 년 동안 했는데 잘 안 됐고 결국 어딘가 입사해서 다닌다고 한다.

우리 남편은 지방대를 나왔지만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다. 어릴 때 사생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고, 글을 잘 쓰는 걸 보면 예술적인 재능이 있다. 근데 남편의 이종사촌들 때문에 남편은 그 무엇보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 나는 남편의 그런 점이 좋았다.

keyword
이전 18화여동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