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국에 대한 기억

by Shin Huiseon


남편이 아욱국을 끓여주겠다고 했다. 나는 아욱국에 대한 이상한 기억이 있다. 어릴 때 식구들 다 모여서 경찰청사람들을 봤는데 거기 나온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아욱국이었다. 그 사람의 위를 검사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그 사람이 아욱국을 먹고 있을 때 자기가 죽을 거라는 걸 모르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무서웠다. 아욱국을 한 번도 안 먹어 봤지만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었다.

어릴 때 아빠가 병원 커피자판기 앞에서 나한테 "율무차 마실래?" 하고 물어봤던 게 기억난다. 아빠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근데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는데 율무차라는 게 아주 검고 쓴 약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싫다고 했는데도 아빠가 자판기에서 율무차를 뽑아주셨다. 희고 달콤한 율무차를.

어렸을 때 어떤 기억은 잘 잊히지 않는다. 남편이 끓여준 아욱국은 내 생각과 달랐다. 그냥 나물이 들어간 된장국이었다. 어떤 기억 때문에 내가 해보지 않은 많은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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