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주 관찰

by Shin Huiseon


나는 친구한테 사주를 배웠다. 처음에는 친구가 어디서 이상한 걸 배워와서 얘기하는 느낌이라 그냥 들어주었는데, 친구와 헤어질 때마다 인성, 관성, 비견, 겁재 같은 사주용어들을 검색해 보면서 사주와 점점 가까워졌다. 친구가 제대로 보는 건지 검증하고 싶은 마음에 5만 원을 내고 사주를 보러 가기도 했다.

나중에 챗지피티와 제미나이로 내 사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그리고 남편 사주를 열어 봤고, 아들의 사주도 봤다. 아들의 사주를 본다는 게 금기시되는 일 같아서 좀 그랬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우리 아들은 말이 느린 아이였어서, 뭐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안 해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들은 수가 없는 을목 사주다. 을목은 부드러운 풀이고 성장 캐릭터다. 어떠한 장애나 난관을 만나도 굴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한 발 두 발 나아가는 을의 불굴의 의지를 타고났다. 눈치가 빠르고 친화력이 좋으며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유연하다. <사주xMBTI 성격 사전>

나와 남편은 사주에 수(생각)가 많은데, 아들 사주에는 수가 하나도 없었다. 내가 공들인 것에 비해 아들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지 않았다. 아들은 영어학원에 주 5일 다니는데, 학원을 안 빠지려고 한다. 영어가 좋은 것보다 진도를 나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 루틴만 잡아주면 알아서 착착해나가는 스타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침에는 벌떡 일어나고, 방학특강으로 줄넘기학원 다닐 때 기록에 열을 올렸다.

내가 사주를 몰랐으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을 걱정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이 자기가 가진 성장에너지로 어떻게든 살아갈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우리 집에 다 죽어가는 식물이 있었는데, 아들이 목마르겠다 하면서 화분에 물을 줘서 살려냈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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