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보내며

by Shin Huiseon


사천 시골집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 너무 적막하다. 지금 내가 사는 집 주변도 조용한 편인데도 차원이 다르다. 옛날 사람들이 왜 절에 가서 고시공부를 했는지 알 것 같다. 적막함이 머리를 씻어주는 느낌.

시어머니는 치매에 걸리기 전에 뇌경색이 있었고, 그전에는 이석증이 있었다. 병이 점점 발전되어서 치매가 되었다. 어머니는 밤에 거실에 티브이를 틀어놓고 잠을 주무시는 안 좋은 습관이 있었다. 지금은 아버님이 보호자가 되었지만 그전에는 어머니가 뭐 하자 하면, 아버님은 시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었다. 어머니는 안 좋은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어머니도 도시보다는 시골 생활이 더 나으신 것 같다. 약을 늘리기도 했고, 요즘에는 밤에 잘 주무신다고 하신다. 남편도 시골에서 밤에 책이 잘 읽어진다고 했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아직도 읽고 있다) 나는 명절 스트레스로 디즈니플러스를 결제해서 운명전쟁49를 봤다.

나의 명절 스트레스는 시부모님 때문이 아니라 시댁 큰집에 차례 지내러 가서 겪어야 되는 사회성 스트레스였다. 거기 남편 친척들이 너무 많이 오는데, 10년째 봐도 적응이 안 되고, 부엌에서 상 차리는 일을 조금 돕는데, 뭔가 어색한 순간이 있고 그랬다.

근데 이번 설에 차례상에 뭘 올리고 있는데, 뒤에서 지나가는 말로,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제 차례 안 지낸다. 이 동네에도 차례 안 지내는 집 많다."는 말이 들렸다. 잘못 들었나 했는데, 다들 처음 듣는 말이라고 했다.

내가 전 부치고 차례상 차리던 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빨리 명절에도 일하는 회사에 취직해서 남편과 아들만 큰집에 보내는 그림을 상상하곤 했는데, 큰집 차례가 끝났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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