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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덕 Jun 30. 2022

진짜 집을 짓겠다고?!

건축주가 되려면 알아야 할 것들

언젠가 집을 짓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집의 구조와 실내 인테리어에 몰두했던 적이 있었다. 하나씩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다 보니 단순히 건물의 디자인적인 부분과 건축 재료에 대한 것 말고도 “시공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라 할지라도 하자가 있다면 살기에 불편한 집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 3844328, 출처 Pixabay                                



그러다 보니, 시공에 관련한 유튜브를 찾아 들으며 공부하기 시작했고 강연장에도 드나들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아무리 공부해도 직접 시공 현장에 24시간 붙어 있을 수 없으며, 설령 거기에 있어도 뭐가 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겠다는 현타였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 결국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에 이른다. 실력 있고 대화가 잘 통하는 “건축가”를 만나고, 그 설계도면 대로 꼼꼼하고 정확하게 공사를 진행할 “시공사”를 선택해야 한다.


© jramos10, 출처 Unsplash



점점 더 공부가 쌓일수록 건축주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걸 확신하게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가 설계와 자가 시공을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모든 걸 총괄할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막, 집 하나를 짓겠다고 공부를 시작한 건축주가 그런 슈퍼바이저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비용을 좀 아낀다고 직접 그 많은 분야를 쫓아다니며 동분서주 하다가 오히려 완공 후 하자를 보수하느라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는 건축주들을 허다하게 보게 된다. 소위 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이유도 건축주의 어정쩡한 선택들이 되려 스스로를 포박하기 때문인 것이다.


결론은 결국 각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활발하게 소통하며 내가 원하는 집의 모습을 구체화시키고,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깔끔하게 구분해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공부해왔던 과정이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런 결론에 도달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집을 짓기 위한 공부의 방향이 어느 쪽이어야 하는지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 realestateron, 출처 Unsplash



그런데, 아뿔싸! 주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경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아파트 단지의 퀄리티도 조경으로 가늠하고, 도심 곳곳의 공원들도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한 시대. 심지어 백화점 실내에도 가든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 아닌가?!


또다시 “조경”관련 유튜브와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조경에 대한 자료는 건축 설계나 시공 관련 자료에 비해 터무니없이 빈약하다. 그만큼 건축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조경 전문가는 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알기 위해 한동안 조경의 세계를 헤매고 다닐 것이다.



복잡한 것이 단순하고 명확해질 때까지 반복하고 나면 대부분 맥이 잡힌다. 내 삶의 철학 중 하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이다.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대부분의 것들이 사기이듯, 쉽게 집 지을 수 있다는 것도 거짓이다. 시간을 들이고 고민하고 계획해도 그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믿는 것은 준비한 만큼 터무니없는 실수는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이다.




오늘은 집을 짓기까지 계획 단계의 여정을 끄적여 보았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준비는 끝이 없겠지만 시한을 정하면 어느 선에서 일단 시작해야 한다. 완벽한 준비라는 것은 없을 것이기에.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정리해 두기로 한다.


© eliasnull,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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