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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럽자동차여행] 그 시작

30대 백수부부의 랜선세계여행 제1탄.

2019년 4월 17일.


아침 일곱 시, 알람 소리가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깼다.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 마음 때문이었다. 오늘은 90일 동안 우리와 함께할 차를 인수하는 날이다.

  

사실 어제는 앞으로 있을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파리에 있는 한인마트에 들러 김치, 라면, 스팸 등 한인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먹거리들을 잔뜩 구매했다. 10만 원어치 구매하고 들어왔는데 왠지 부족할 거 같아 숙소에서 가까운 K-MART 샹들리제 점을 다시 방문했는데 이게 웬걸, 신규 오픈 기념으로 50유로 이상 구매 시 쌀을 한 포대 준단다. 라면과 김치도 1+1 행사까지. 김치도 2봉지 더 사고, 라면도 잔뜩 담아 50유로를 넘기니 쌀 한 포대까지 추가로 받았다. 첫 시작부터 행운이 따른다.     


(왼쪽) 파리 K-mart 샹들리제점에 방문하는 모습 (오른쪽) RER을 타고 차를 인수받기 위해 샤를드골 공항으로 향한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샤를 드골 공항에 있는 시트로엥 사무실로 향했다. 파리 7구역에 있는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지하철을 한 번만 갈아타면 됐었는데 어제 있었던 노트르담성당 화재로 인해 일부 지하철 구간이 폐쇄되어 두 번을 갈아타야 했다. 갈아타는 구간에 꽤 걸어야 해서 짐을 숙소에 두고 몸만 나오길 천만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샤를드골 공항에서 우리의 리스카인 '로엥이'를 인수받았다.

차량 인수과정은 간단했다. 

신분증을 보여준 후, 몇 가지 안내를 듣고 차량등록증과 보험서류가 담긴 서류봉투를 받으니 끝. 

이제 우리도 더 뚜벅이 여행자가 아니다. 

우리가 리스한 차량은 Citroen Cactus 4 Auto Gasoline이다. 색깔은 랜덤배정인데 우리는 무난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의 Gray(쥐색+회색)로 배정받았다. 차는 4인승 SUV인데 (비록 열리지는 않지만) 오픈카처럼 천장 가운데가 유리로 되어있어 바깥풍경도 널찍하게 볼 수 있고, 트렁크도 넓어 만족이다.     


 

차를 운전해서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길, 유럽에서의 운전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지만,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운전석이 왼쪽이라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교차로 대부분이 신호등이 아니라 회전교차로(Round-about)인 점과 좌회전 신호가 따로 없고 직진 신호에 비보호 좌회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달랐다.      

파리 7구역에 있는 숙소로 돌아갈 때 내비게이션 루트를 일부러 개선문을 통과하게끔 설정해 두었다. 파리에 내 이름으로 등록된 차를 운전하며 개선문의 회전교차로를 통과하는 느낌은 짜릿했다. 물론 개선문의 회전교차로에서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준 출구로 나가는 건 쉽지 않았지만.     


내 명의의 차를 타고 파리의 개선문 교차로로 진입할 때의 쾌감은 잊지 못할 듯하다.


숙소에서 짐을 싣고 서둘러 파리를 벗어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파리에서 200km 떨어진 Troyes 라는 작은 마을이다. 가는 길에 데카트론에 들러 캠핑용품을, 까르푸에 들러 식료품을 구매하고 Airbnb로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6시가 다 되었다.     


유럽 자동차 여행을 위한 필수코스인 데카트롱과 카르푸.


파리에서 트와(Troyes)로 가는 길에 본 풍경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파리 시내를 빠져나올 때는 올림픽대로를 타고 잠실로 향하는 느낌이었고, 시외에서 유채꽃이 넓게 펼쳐진 들판을 달리니 제주도 같기도 하고, 정말 유럽 자동차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파리 시내를 벗어나 동쪽으로 달리자 노란 유채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유럽 자동차 여행, 이제 시작이다. 


<90일, 유럽자동차여행> 시작 도시. 프랑스 파리(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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