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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럽자동차여행] Day 59

빙하로 가는 길, 알프스 산맥을 넘다

2019년 6월 14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도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알프스 산맥, 바이커(Biker)들의 성지" 

    

오스트리아의 최고봉인 글로스글로크너(해발 3,798m)의 하이 알파인 로드을 설명하는 문구들이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할슈타트에서 이탈리아 돌로미티 국립공원으로 바로 가려했다. 하지만 할슈타트에 도착해 다음 일정을 계획하면서 돌로미티까지 바로가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섰다. 차로 5시간이나 운전을 해야될 뿐더러 알프스 산맥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운전의 피로도가 더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둘의 중간 여행지를 검색하다 발견한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글로스글로크너 였다.

     

글로스글로크너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 파스테르체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특히 '알파인 로드'라 불리는 알프스 산맥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유명하다. 수많은 코너링과 그 옆에 만년설을 품고 있는 알프스 산맥을 볼 수 있어 매년 전 세계에서 많은 바이커들이 이 코스를 즐기러 이곳에 온다고 한다. 알파인 로드는 매년 5월에서 10월 사이, 그 중에서도 날씨가 좋은 날에만 도로를 개방하기 때문에 이곳을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고 돌아가는 여행객들도 많다. 그야말로 날씨운과 여행을 하는 시기까지 잘 맞아야 이곳의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알파인로드 통행료는 36유로였으나, 일부 구간 폐쇄로 10유로나 할인받았다. 우리는 그 구간을 애초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크하하하
차로도 올라가기 힘겨운 이 도로를 자전거로 올라오는 사람들. 그 의지가 대단하다.
아버지와 아들. 알파인로드 두번째 view 포인트만에 차를 잠시 세웠다. 하지만 이 뒤로 더 멋진 포인트들이 계속 나왔다는 함정.

   

우리는 운이 좋게도 6월 초 해가 비치는 날씨 좋은 날 이곳을 통과할 수 있었다. 수많은 커브와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으로 로엥이는 시동을 꺼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로엥이에게 저단기어를 사용한 것도 리스한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도 로엥이는 배로 바다도 건너보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산악도로도 달려보았으니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드라이브 코스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카이저-프란츠-요제프스-회에(Kaiser-Franz-Josefs_Hohe) 전망대다. 눈 앞에 펼쳐지는 그로스글로크너의 모습과 그 아래를 흘렀던 세계 최대 길이의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산 깊숙한 곳에는 아직도 빙하가 얼어있고, 전망대 가까이 빙하가 녹으며 물이 흐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정작 운전자는 커브길을 도느라 정신없지만 나머지 탑승객들은 이런 멋진 뷰를 보고 있었다.
내 생애 첫 빙하. 자연의 위대함은 말을 잃게 만든다.
카이저-프란츠-요제프스-회에(Kaiser-Franz-Josefs_Hohe) 전망대에서 만년설+빙하와 함께.
어머니는 이곳에서도 마그네틱 쇼핑 삼매경에 빠지셨다. 이놈이 예쁠까, 저놈이 예쁠까, 그것이 문제로다.



그렇게 우리는 알파인 로드를 넘어 오스트리아 리엔츠 지역의 작은 마을 슐라이텐에 도착했다. 유럽에서 와서 빡센 이탈리아의 코너링부터, 알프스 산맥의 산악도로까지 경험하고 있으니 유럽 자동차여행에서 가장 차곡차곡 쌓이는 건 나의 드라이빙 실력이 아닌가 싶다.


아름다웠던 고사우를 뒤로하고 찾은 첼알제(Zell am See). 아내가 찾은 첼암제 언덕 위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는 길.
첼암제에 들르시거든 Mitterberghof 레스토랑으로 향하세요! 이곳에서 식사하지 않더라도 뷰는 볼 수 있으니까요
<90일 유럽자동차여행> 스물아홉 번째 도시. 오스트리아 그로스 글로크너(Gros glock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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