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뮌헨여행
2019년 6월 20일
로맨틱 가도(Romantic Road)
뷔르츠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약 350km에 걸쳐 피센까지 이어지는 길,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인들이 가도를 만든데서 유래해 로마로 향하는 길이란 뜻의 "로맨틱 가도"로 불리는 이 길은 1950년대부터 관광 자원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로텐부르크, 딩켈스뷜 등 전형적인 중세마을과 성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마을들로 인해 '로맨틱 가도'는 점점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지금은 명실상부한 '남부 독일을 가장 아름답게 여행하는 길'로 알려져 있다. 독일여행을 계획할 때 부모님께서 로맨틱가도를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우리의 여행계획을 퓌센에서 로맨틱가도를 거쳐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것으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계획은 바꾸라고 있는 것.
퓌센을 여행하기 위해 들렀던 작은 도시 오버라머가우에서 이미 작은 마을의 한적함을 많이 느끼신 부모님은 큰 도시인 뮌헨이 가고 싶다고 하셨다. 고객님의 요청은 즉각즉각 반영하는 파고망샘여행인지라 우리는 뮌헨으로 향하게 되었다.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 전 우연히 뮌헨 자동차여행을 검색해보다가 알게된 사실, 독일의 몇몇 대도시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환경스티커를 구매해야 하는데 뮌헨도 그 도시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환경스티커 구매는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오늘이 독일의 공휴일이라 평일임에도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아 스티커를 살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환경세스티커가 없이도 진입가능한 곳까지 차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뮌헨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달려 뮌헨에 도착했는데 미리 찾아보고 간 주차장마저 휴일이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차를 갓길에 잠시 세워두고 주차가 가능하면서, 대중교통을 바로 탈 수 있는 곳을 열심히 찾아 한 곳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막상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두컴컴한 입구가 보였다. 이곳도 설마 휴일이라 운영을 하지 않는 것인가 좌절할 때쯔음, 혹시 몰라 지하로 차를 몰고 가보니 다행히 무인시스템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신히 차를 주차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바로 시내로 갈 수 있는 지하철 역이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 역에서 교통권을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미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왔더라면 수월했겠지만 급하게 뮌헨에 오게 됐으니 사전정보는 전무한 상태였다. 다행히 친절하게 도와준 현지인 덕분에 그룹 일일권을 구매하여 훨씬 더 저렴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다.
오늘이 휴일이 아니었더라면 환경세 스티커도 쉽게 사고, 시내까지 차를 타고 수월하게 갔을테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였다. 오히려 부모님은 뮌헨의 지하철을 타고 여행하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라 더 좋아셨다.
사전 준비를 많이 할 수록 실수도 덜하고 수월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지만 때론 이렇게 좌충우돌 부딪혀가며 하는 여행이 기억에 더 많이 남을 때가 있다. 아름다웠던 뮌헨의 신시청 건물도, 주문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던 대성당 옆 맛집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 건 주차빌딩을 찾아 헤맸던 것과, 주차료를 아끼기 위해 돌아오는 길에 나 먼저 헐레벌떡 주차비를 계산하러 뛰어갔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