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이면 2020년도의 1학기가 끝난다. 3학년 학생들의 생활 통지표를 검토하는데 학생 의견란에 삐뚤빼뚤 귀여운 글씨로 적은 내용이 인상 깊었다.
저 못생긴 코로나 19 때문에 학교에 많이 나오지 못해서 너무 서운해. 다음 4학년 때 많이 나올 거야!
계속 거의 온라인만 해서 조금 아쉬웠다.
코로나 때문에 1학기 수업을 학교에서 제대로 못해 아쉬웠다.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2학기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온라인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1학기 때는 학교를 많이 못 가서 너무 아쉽다. 2학기 때는 코로나 19가 없어져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
한결같이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많이 못 나온데 대한 아쉬움에 관한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도 코로나로 학교에 못 나오는 것은 큰 상처로 남은 듯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장기간 원격수업이 진행되자 학교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겨우 3분의 2 등교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다.
학생들은 의외로 잘 적응하였다. 일주일에 하루밖에 학교에 오지 않아 간혹 실내화를 까먹고 안 가지고 오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학생들은 모두 침착했다.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지시에 잘 따랐고 어딜 가든 마스크를 생명줄처럼 소중하게 착용하고 다녔다. 작년보다 복도에서 뛰는 학생들도 별로 없고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든 다들 잘 따라주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역병의 고난 속에 아이들은 갑자기 철이 들어 애늙은이가 된 것 같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 오고 싶어 한다. 일주일에 한 번 학교에 오는 날은 신이 나서 학교에 온다. 마스크를 하루 종일 끼고 수업해도 수업이 마냥 즐겁단다. 2학년 담임선생님의 얘기로는 긴급 돌봄으로 매일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아이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덩달아 긴급 돌봄 학생들은 일종의 특권의식을 가지고 매일 학교에 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한다.
"긴급 돌봄 학생을 매일 횡단보도까지 하교시켜주잖아요!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저한테 무슨 얘기든 다해요. 선생님이랑 매일 같이 가니까 아주 좋은가 봐요. 정들어서 제 애인이 됐어요! 하하!"
긴급 돌봄 학생을 하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선생님이 해주는 이야기다.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일주일에 한 번 보니 떠들어도 귀엽다고 한다. 불쌍하기도 하고.
"애들이 떠들어도 귀여워요! 반갑기도 하고요!"
선생님들도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등교 수업 날은 아이들을 맞을 생각에 신나 하고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서 분주하게 준비를 하곤 한다.
이렇게 한주 한주를 보내다 보니 벌써 한 학기가 다 가버렸다. 2학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원격수업으로 한 학기를 다 보내다 보니 이로 인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학력격차가 가장 큰 문제점이다. 상위계층의 학생들은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면서 선행학습을 이어가는 반면에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은 원격학습을 체크해줄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다음으로는 사회성 신장의 문제이다. 학교는 수업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우애를 쌓고 사회성을 기르는 곳이기도 하였다. 수업은 원격수업으로 그나마 대체가 가능하지만 사회성은 원격수업이 대신해줄 수가 없는 부분이다.
저 못생긴 코로나 19가 빨리 없어져서 학교에 많이 갈 수 있기를 선생님도 간절히 바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