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1학기 동안 가장 큰 행사는 공개수업이다. 수업장학을 위해 실시하는 동료 공개수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학부모 공개수업,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부모 공개수업은 2학기로 미루어졌다. 2학기 때도 할 수 있을지?
평상시 같으면 5월과 6월은 수업장학을 위한 공개수업으로 정신이 없는 시기이다. 교과전담 선생님을 비롯한 전 학년 선생님의 수업을 다 들어가서 보고 수업협의회에서 코멘트를 해주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7월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공개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것도 온라인으로!
우선 수업공개 주간인 2주 동안 원하는 수업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수업 동영상 촬영을 한다. 그리고 공유폴더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물론 수업 공개 일주일 전에 교수학습지도안은 다 제출한 상태다.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밖에 등교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 시간 잡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교과전담 선생님들은!
지난주부터 시작해서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이어폰을 끼고 공유폴더에 탑재된 수업 동영상을 퇴근할 때까지 봤다. 나중에는 귀에서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았다. 이것이 현실의 소리인지 동영상에서 나는 소리인지 헷갈릴 정도가 되어 시계를 보니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직접 교실로 찾아가서 수업공개를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온라인으로 수업을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그것도 학교의 모든 선생님의 수업을 하나도 빼지 않고 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공개 수업은 한마디로 가관이었다. 선생님부터 시작해 학생 모두 마스크를 꼈다. 거기다 학생들 개개인은 책상 위에 가림막까지 설치하였다. 마스크를 끼고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든데 선생님은 수업 시간 내내 쉴 새 없이 말을 한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끼고 발표를 하는데 마스크가 목소리를 다 잡아먹어 웅얼웅얼 소리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선생님은 얼른 학생들에게 달려가서 학생의 목소리를 듣는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공개수업은 수업이 직업인 선생님들에게는 잔칫날이다. 잔치상을 거하게 차려내기 위해 동학년 선생님들끼리 한 달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낸다. 가장 중요한 동기유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 수업 전개는 어떤 활동들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어떤 수업 모형을 쓸 것인지? 코로나 때문에 협동학습이나 모둠 토론학습 같은 수업모형은 아예 쓸 수가 없다. 모두 일 미터씩 널찍하게 거리를 둔 일제형 수업방식밖에는 적용할 수 없다. 잔치상에 제일 중요한 메뉴인 수업 모형이 빠져버렸지만 그래도 제법 수업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5학년 선생님들은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해서 온라인 학급으로 들어오게 해서 자신의 의견을 탑재하도록 하는 참신한 수업 방법을 선보였다. 6학년은 김홍도의 '서당'그림을 활용해서 탐정놀이를 통한 '추론하기'를 제시하였다. 3학년은 골든벨 퀴즈로 국어수업을 흥미 있게 이끌어갔다. 4학년 과학 교과전담 선생님은 양팔저울 수업 키트를 개인별로 준비해서 차분하게 수업을 이끄셨다. 모두들 자신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재미있게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아이들도 흥미 있게 수업에 참여하였다. 마스크를 끼고 서로 발표해보겠다고 손을 드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 처량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착잡한 감정이 교차하였다.
2학기에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자 한다. 몇몇 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벤치마킹도 다녀왔다. 대부분의 선생님은 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원격연수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연수를 듣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 공개 수업은 이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의 녹화본으로 해야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까지 정상이었던 것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었던 것이 정상이 되는 시대다.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렸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엿보면서 내년의 공개수업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