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by 세둥맘

1학년과 2학년이 등교를 시작한 지 3일째다. 원래 어릴 때 고통과 시련을 겪은 아이들은 조숙하기 마련인데 올해 1학년 아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그런지 애늙은이들이 다 되어 온 것 같다. 작년 1학년과 달리 아이들이 너무 말을 잘 듣는다. 다들 마스크를 끼고는 선생님의 말에 따라 착착 움직인다. 대단하고 대견스럽다가도 마음 한 구석이 찡하고 짠해진다. 에고~~ 얘들은 코로나 때문에 맘껏 운동장에서 소리 지르며 뛰어놀지도 못하는데... 그래도 아이들은 학교에 오니 마냥 신나고 즐겁고 좋단다. 귀여운 녀석들~~


그런데 1교시를 마치고 1학년 교실에서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놀라서 1학년 교실로 뛰어갔다. 그랬더니 1반 선생님이 아이를 붙잡고 복도에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한테 가겠다고 비명을 지르면서 울고 있었고 선생님은 아이를 붙잡고 달래고 있었다. 나는 얼른 달려가서 담임선생님께 얼른 교실로 들어가서 나머지 아이들을 가르치라고 하고 그 아이를 데리고 교무실로 갔다. 눈치 빠른 연구부장이 "교감선생님! 무지개반 선생님 올라오시라고 할까요?"하고 물어서 그러라고 했다. 교무실에 와서도 그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엄마만 찾는다. 특수반 선생님이 오셔서 달래서 무지개반으로 데리고 갔다. 올해 입학한 3명의 특수반 학생 중 한 명이다. 올해 입학한 3명의 특수반 아이들은 모두 자폐 아이며 남자아이들이다. 자폐는 특이하게도 남자가 거의 80~90%이다. 작년에도 신입생 중에 자폐 아이가 있어 특수반 선생님이 고생을 한 기억이 난다. 자폐아들은 대부분 조용하게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는데 요즘에는 이렇게 교실을 뛰쳐나간다거나 소리를 지른다거나 하는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가는 추세인가 보다.


그런데 그 아이는 그다음 날도 또 학교가 떠나갈 듯이 비명을 지르면서 울었다. 그 소리에 놀라 교무실의 전 직원이 뛰쳐나왔다. 나도 얼른 1학년 1반으로 달려가서 문 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어제 그 일이 있어서인지 특수반 선생님이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왜 교실로 들어가서 그 아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는지 물어봤다. 담임선생님이 자기가 데리고 있으면서 지도해보겠다고 해서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있기까지는 감히 교실에 못 들어가고 복도에서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한 10분가량 울음과 비명을 그치지 않자 특수 지도사 선생님이 도저히 안 되겠다면서 아이를 데리고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는 무지개반 선생님이 무지개반으로 학생을 데리고 가셨다. 그 아이의 학부모는 원래 학급에서 완전 통합을 원하신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아이에게 끼치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가 교실 뒤켠에서 봤을 때 다른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있었다. 그렇게 친구가 난리를 치는데도 아이들은 동요하지 않고 선생님 말씀에 따라 학습을 차분하게 이어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놀랍기도 하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3개월을 기다려 이제야 겨우 학교에 왔는데...


교장선생님의 지시로 그 날 오후에 그 아이의 학부모님들을 만났다. 어머니만 오실 줄 알았는데 아버님까지 같이 오셨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 눈물을 훔치셨다. 나는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 아이도 안됐지만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써 다른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자고... 부모님들은 생각해보겠다고 하셨다. 이제 교육부의 3분의 1 출석 방침에 따라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 학교에 등교할 수 있다.


오늘 무지개반 선생님이 부모님들께서 학교 측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오늘은 그 아이가 조금 소리를 지르고 우는 듯해서 뛰어가 보았는데 이내 금방 그쳤다. 담임선생님도 아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서로 대화면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임을 또 한 번 느끼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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