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관상어를 공부하고 에디터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길었던 '관상어 전문인력양성과정'이 끝이 났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수업을 듣느라 뒷전이었던 집안일이며 아이 공부를 다시 챙겨 보며 가끔 쿠땡 알바를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관상어 수업을 담당했던 시 직업상담사 분에게 전화가 왔다.
작가 이력에 딱 맞는 일자리 공고가 하나 있어 소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한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신문사에서 에디터를 구하는데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는 것이다.
알려준 공고를 찾아봤더니, 맡을 일이 비교적 간단해 보였다. 그리고 신문사 홈페이지를 열어 봤더니, 거의 보도자료 올리는 수준의 기사들만 있었다. 임금은 낮았지만 이 정도 일의 양이라면 아르바이트한다는 생각으로 해볼 법도 했다.
무엇보다, 몇 번의 이력서 제출과 면접의 과정을 거치면서 10년의 경력단절을 깬다는 게 쉽지는 않겠다 생각이 들었고, 경력을 살려서 일을 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던 터였다. 그렇다고 멀리 상암동까지 작가일을 하러 간다면, 아이 케어는 완전 포기해야 할 것 같았고. 거리가 멀어 부담이 되었다.
우선 해 보겠다 대답을 했고, 그사이 주무관이 워크넷으로 알선 입사 지원을 했던 모양이다. 모집 공고가 9월 말로 돼 있어 여유롭게 이력서를 준비하거나 조금 더 생각해 봐야지 하던 차에 해당 업체에서 문자가 왔다.
워크넷 알선으로 입사 지원을 하신 것이 맞다면 채용공고에 있는 제출서류를 갖춘 후 다시 입사지원을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오잉? 아직 기간이 한참 남아있는데?
문자를 받고 보니 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나는 잠시, 또 고민에 빠졌다.
작가일을 다시 하고 싶은가?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맞는 게 아닐까?
에라 모르겠다. 눈 딱 감고 우선 지원부터 해 보자. 십 년 쉬었는데 이 경력을 인정해 줄지도 모르겠고. 에디터라면 비슷한 듯 다른 일이기도 하니까.
그리하여 나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제출 서류를 갖추어 입사지원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면접을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한 번 고민의 시간이 닥쳤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갑자기 면접을 본다는 건, 두 가지다.
사람이 급하거나, 나를 놓치고 싶지 않거나.
아마도 전자일 가능성이 높겠지.
나는 다시 시 주무관과 통화하며 면접을 보러 가야 할지를 상의했다.
하는 일은 어려워 보이지 않으나, 임금이 너무 낮고, 경력을 살려야 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을 보러 가는 것이 맞느냐고.
나의 고민을 듣던 주무관은, 경력을 살려 일을 하려면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임금은 둘째치고 우선 시작할 수 있다면 시작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고민 끝에 나는 면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아 과연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나는 다시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던 걸까? 에디터면 취재원과 전화하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아... 정말 전화하는 거 싫은데. 막내작가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 것 같은데... 아니야... 신문사 홈페이지만 봤을 땐 그냥 보도자료 정도만 올리면 되는 거였잖아. 그럼 할만하지~
나는 나를 설득하며 잠자리에 누워 면접 의상들을 떠올려 보았다.
당최 옷도 없고, 조금이라도 차려입으면 여름이라 땀만 줄줄 흐를 게 뻔했다. 그냥 시원하게 깔끔하게만 입고 가자.
지금껏 수많은 고민의 연속이었을 뿐, 다른 직업에 별 관심도 없지 않았는가. 우선 일을 시작하는 것부터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아~ 모르겠다. 모르겠다고~ 어쨌든 못 먹어도 GO라고 하지 않던가!
일단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