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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녕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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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콩 Oct 22. 2023

아빠 만나러 갑니다.

아빠 생각이 나서 날이면 날마다 울었더니

남편이 주말에 꼭 가자고...

5시간을 달려 친정으로...



부지런하던 아빠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남동생이 올케와 함께 봄맞이를 한 모양이다.


봄 꽃들은 예쁘게 펴 있는데...

아빠 없는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꽃대만 높아진 배추...

작년에 아빠가 심었던 배추인데... 차마 뽑아내지 못해서

이렇게 대가 높아지도록 그냥 두었다고 한다.

아빠의 흔적을 보니 너무 반갑다... 



아빠가 분갈이 해 놓았던 식물들...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는 나무, 꽃..... 엄마집의 시그니처들...



엄마의 요즘 생활은 안봐도 비디오다.

어젯밤에도 울다 주무셨는지...

눈이 팅팅 부어있다.


따뜻한 남쪽나라는 이미 봄이 한창이다. 

아빠 뵈러 가는 길...

벚꽃이 활짝 피어 눈이 호강한다. 


날씨가 너무 좋다..... 

좋은날 아빠보러 가니까 마음이 한결 낫다. 


만들어간 꽃을 선물하고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의자에 앉았다.

아빠가 좋아하는 커피를 부어서 들고 있다가 

한모금 마셨다. 

좋아하셨던 거라고.. 맨날 커피만 들고 온다... 


인사하러 간 엄마의 뒷모습을 보니.

목이 메인다.


하, 진짜.

아빠 생각만하면.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하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온다.


믿어지지 않는다.

손을 뻗으면 바로 만질 수 있을 것 처럼

아빠의 형상이 너무 생생하다.

아빠의 목소리, 아빠의 버릇, 행동들까지.

그래서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방법이 없었을까...


날이면 날마다.

잊혀지는게 아니라, 더 또렷해지는.

그래서 

너무 너무 보고 싶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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