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땅 Dec 21. 2023

4. 행복은 자유다

돌이켜보면 제가 직장 생활을 하며 가장 행복했던 때도 바로 제가 자유로울 때였습니다.


10년이 넘게 경기도에서 서울로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절대 공식과도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저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색다른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건 바로 100% 재택근무 형태의 일이었는데요. 계약직에 파트타임으로, 일한 만큼만 돈을 받는 형태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정규직 형태의 일자리를 벗어나는 게 저도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을 하고 보니(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거든요), 좋아도 너무 좋았습니다. 일단 하루 3시간 이상 시달려야 했던 출퇴근에서 벗어나니 삶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침부터 기력이 쇠할 일도 없었고요. 맡은 일만 제대로 하면 되니, 일이 끝나면 나머지 시간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삶에 여유가 넘치니 가족들한테도 잘하게 되고, 좋아하는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임승수 님의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이란 책을 읽고 크게 공감한 문장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직업이란 그저 '돈'버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사실을 잊는다. 그 돈을 벌기 위해서 갖다 바쳐야 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바로 '시간(인생)'이다.  


저 또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개인의 행복이나 웰빙을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쓴 일기장을 보니 "지금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계속 이렇게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스스로 통제하며 느끼는 해방감과 충만함,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라고 써놨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구절에 동의하시더라도, '그럴 여유가 없다'라는 분이 분명 계시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최전선에 대한민국이 있고요. 도대체 적당히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연봉은 무조건 올라야 하고, 차는 외제차에 집은 무조건 상급지로 계속 갈아타야 합니다. 무리해서 대출도 받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일은 더 많이 해야 하고,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줄어들게 되고요.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두 가지를 좋아한다. 부를 만들어 내는 것과 부러움을 만들어 내는 것. 아마 두 가지는 함께 갈 것이다. 또래들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은 더 힘들게 노력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삶은 아무 재미가 없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이, 결과에서 기대치를 뺀 것이 행복이다."


더 적은 돈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면, 그럴 필요가 없을 텐데도 말이죠. 파이어(FIRE)족을 꿈꾸시는 분들 중에도 분명 그런 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를 원하시는 분들이 결국 원하는 건 회사에서 하루종일 달달 볶이는 삶이 아니라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일 테니까요.


저 또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돈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필요한 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죠.


2023. 2. 8. | 여수 장도 근린공원 | (c)빈땅


맨 처음 라다크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세탁기며, 전기밥솥, 냉장고 등등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계들이 다 구비되어 있으면 뭐 하나요? 멀리에서 나를 만나러 온 가족과 차 한잔 마실 시간조차 없이 바쁘다면, 그 삶은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바빠서'를 입에 달고 사시는 건 아닌지요?




물론 이런 생각때문이겠지만, 저는 대안적인 삶의 방식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동안에는 동시에 도시농부로서의 삶도 살며 짧게나마 반농반X라는 형태의 삶도 실행해 보았고, 월든(Walden)과 같은 자연인 콘셉트의 내용을 담은 책을 좋아하며, 현재는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브런치북을 참고해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3. 행복 순위 57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