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FSD(Full Self-Driving)라 불리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화제입니다.
3월부터 거의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워 보이는 FSD 버전 12.3이 테슬라 차량 소유자들에게 배포되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유튜브에 올리는 주행 영상들이 놀라울 정도의 기술 발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람의 개입 없이도 혼자서 움직이고 주차도 하는 자동차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차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차되어 있습니다. 이용률이 4% 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 자료도 있죠. 출퇴근이나 나들이 용도가 대부분이고, 나머지 시간 동안 차는 그냥 가만히 공간을 차지하고 멈춰 서 있을 뿐입니다. 그 잠깐을 위해 우리나라에만 2023년 말 기준으로 2천5백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차를 앞뒤가 맞닿게 도로 위에 세운다면, 도로에 다 세울 수도 없는 양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자율주행이 완성되면 어떤 세상이 올까요?
자율주행이 완성되면 차량은 완전히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차량 호출 기능을 이용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차를 부를 수도 있게 되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집집마다 2대 이상의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필요할 때마다 부르면 알아서 오고, 두 명 이상이 동시에 이용하게 되더라도 한 명씩 내려주고 차는 혼자서 주차장으로 돌아와 대기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차량을 우버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로보택시 서비스로 활용,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차를 100% 활용하는 시대가 오게 되는 거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대중교통에도 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로보택시만 운용하는 회사(테슬라가 로보택시를 판매하지 않고, 전량 택시로 운영할 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가 생겨나고, 도로상에 로보택시가 충분히 많아지면 서서히 자가용이 필요 없어지고 일정 부분 대중교통 마저 대체하게 됩니다. 하루에 버스가 1~2번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 마을도 예산 낭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러한 미래를 그려보면, 지금 천문학적인 돈을 드려 건설하고 있는 GTX가 과연 어떤 쓰임을 갖게 될지도 의심스럽습니다.
2024.12월 농민신문 기사
심지어 지금처럼 차량을 대량으로 만들 필요도 없어지게 됩니다. 단순히 만 생각해 봐도 집집마다 2대 이상이 필요하던 시대에서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어지는 세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는데, 현대나 기아자동차같은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도로에 전체적인 차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교통도 그만큼 더 좋아질 것입니다.
탈성장은 흔히 GDP를 줄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제가 경제학 박사는 아니지만 언뜻 봐도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교통 분야의 GDP는 줄어들 듯합니다. 차량 생산 자체가 줄어들 테고, 운전하는 사람에게 인건비를 지급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게다가 이 차량들은 모두 전기차니 이산화탄소도 내뿜지 않을 겁니다. 그 뿐인가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줄어 사회적 후생도 증대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