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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Sep 15. 2024

사랑과 이별의

아네모네

우리의 대화는

독백과 독백의 우연한 교집합 속에서

간신히 이어가는 듯하다.


아주 가까이 있다는 우리들의 위로

그러나 사랑은 저편에 손을 뻗어도

도달하지 못하는 평행세계 같아서

온전한 대화로 연결되지 못한 채

마치 관객 없는 무대의 혼잣말처럼

짓거리다, 만난 듯하다가, 기대하다가

울다가 또다시 웃는


그러니까 사랑은

다 다른 종이 위에 쓰인 고독 이야기 같아서

어쩌면 낱장으로 완성되는 저마다의 삶,

그 혼잣말들이 모여 화음을 이루는 것


우리는 오늘도

저 혼자 손 내밀고

저 혼자 손 밀치는


사랑과 이별의 연극을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 안리타, 사랑과 이별의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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