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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k Apr 25. 2024

반복하는 실수가 곧 테니스 실력

'테니스 코치의 10가지 잔소리' 프롤로그

"지은님, 자리 잡자마자 라켓을 내리세요!"

"이번엔 확실히 내렸죠?"

"아니요, 이번에도 안 내리셨어요. 하나도 안 내리셨어요."


지은님은 오늘부터 테니스 레슨을 시작한 멤버다. 작년에 다른 곳에서 10회 정도 레슨을 받았다고 해서 포핸드와 백핸드를 테스트해 봤다. 시작 전 포핸드할 때 손목이 열리는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역시나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포핸드 스윙을 시작할 때 손목이 릴랙스 된 상태에서 라켓을 내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라켓을 내릴 때 충분히 내려오지 못하고 애매한 높이에서 멈추다 보니 손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그 긴장감이 부정확한 스윙으로 이어졌다. 


테니스를 접한 지 햇수로 15년 차다. 실력은 NTRP 4.0으로 현재 활동 중인 테니스 클럽에서 상위 15% 정도다. 얼마 전 캐나다 공인 테니스 코치 자격증을 취득했고, 부캐로 테니스 코치로 여러 회원을 가르치고 있다. 테니스를 처음 접하는 테린이 분들이 대부분이고, 과거 레슨 경험이 있던 분들이 다시 배우기도 한다. 레슨 초기는 새로운 걸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땐 이대로 배우다가는 제대로 된 테니스 경기 해보는 것은 요원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테니스 코치를 하면서 신체 능력이나 레슨 기간에 상관없이 회원들에게 반복해서 강조하는 포인트가 있다. '테니스 코치의 10가지 잔소리'는 그런 의미에서 테니스를 사랑하는 누구라도 언제나 꺼내볼 수 있는 보석함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 자신의 실력 향상이 더딘 거 같다면 언제라도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이들 10가지 잔소리 중에 반드시 해답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반복된 실수가 곧 실력


코치가 특정 포인트를 재차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가 반복된다는 뜻이다. 


"코치님, 저 이번에 확실히 골반 돌린 거 같아요."

"어디 영상 확인해 볼까요? 여기 보세요. 공을 친 다음에 골반이 돌아가잖아요."

"정말 그렇네요. 왜 그럴까요?"


테니스는 한방에 끝내는 스포츠가 아니다. 보통은 여러 차례 랠리가 진행된다. 그리고 포인트를 얻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자신이 멋진 샷을 쳐서 상대방이 받지 못하게 하는 위너(winner)가 있다. 다음으로는 계속되는 랠리 속에서 상대방의 평범한 실수를 유도해 점수를 얻는 경우다. 이를 언포스트에러(unforced error)라고 한다. 프로 선수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위너가 더 많지만, 동호인들은 상대 범실에 의한 득점 비중이 더 크다. 


동호인들은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다. 시합 중에 멋진 샷을 여러 차례 날린 선수가 정작 경기에선 지는 경우를 말이다. 멋진 위너를 두어 번 쳐도 나머지 샷에서 평범한 실수를 남발하면 경기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 궁극적으로는 많은 위너를 칠 수 있어야겠지만, 그에 앞서 범실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범실의 대부분은 반복된 실수에서 비롯된다. 


안타깝지만 반복하는 실수가 곧 자신의 테니스 실력이다. 테니스 실력은 자신의 장점에 맞춰지지 않고 단점에 맞춰진다. 시합할 때 상대방은 나의 단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높은 공에 약점을 보이면 상대는 경기 내내 공을 띄워서 멘탈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안타깝게도 이길 확률은 높지 않다. 



연습이 절대적인 스포츠


반복하는 실수는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연습 밖에 없다. 그리고 그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내 현재 모습이 어떻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져야 하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연습이 가능하다. 자신이 잘못된 자세로 천 번 쳐서 굳어진 습관은 2천 번, 3천 번 연습해야 고쳐지고 비로소 본인의 자세가 된다. 


생각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필자의 예를 들어 보면, '오늘 시합에선 다른 건 다 잊어도 공을 끝까지 보는 것만큼은 꼭 지켜야지'라고 다짐하는 날이 많다. 하지만 정작 코트에 들어서서 강한 상대를 마주하다 보면 정신없기 일쑤다. 그래서 열의 아홉은 다짐했던 것을 완전히 잊어버린다. 테니스는 그런 종목이다. 생각만 가지고, 다짐만 가지고 몸을 지배할 수 없다. 몸이 기억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혼자 연습이 가능한 실력이 되면 개인 연습 시간 또한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테니스는 레슨 없이 실력을 향상하기 굉장히 어렵다. 이유는 자세가 전부인 운동이고, 그 자세가 굉장히 섬세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처음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씩 레슨을 받는다. 보통 어느 정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NTRP 3.0 정도가 되면 레슨을 멈춘다. 그리고 구력이 쌓이면 3.5까지는 올라간다. 다만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레벨을 원하면 이때도 레슨이 필요하다. 그러고 보면 프로 선수들도 레슨에 준하는 훈련을 매일 받으면서 더 강해진다. 




앞으로 '테니스 코치의 10가지 잔소리'는 10 개편으로 연재된다. 미리 알려두는 것은 테니스 세계 1위부터 10위까지 선수들의 자세가 모두 다른 것처럼 테니스엔 정답이 없다. 테니스 코치들도 가르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체형이나 운동 신경에 따라서도 맞춤형으로 가르쳐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소개할 10가지 잔소리는 이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잔소리다. 10가지 잔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듣고 몸이 테니스를 즐길 준비를 해보자. NTRP 기준으론 3.0에서 3.5 사이가 될 텐데, 그때가 되면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를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가 바로 니스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시기다. 테린이를 포함해서 모든 테니스 동호인들이 테니스를 즐기면서 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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