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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와 리뷰의 차이

프리뷰(preview)는 영화 등을 일반 관객에게 공개하기 전의 시사회나 시사평을 의미한다. 기자나 평론가는 일반 관객보다 먼저 시사회로 영화를 볼 수 있기에 개봉 전 평을 올리는 걸 프리뷰라고 말한다. 리뷰(review)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평론을 말한다. 어떤 작품을 보고 이에 대한 평론을 쓴 걸 리뷰라고 부른다.     


이런 프리뷰와 리뷰의 뜻은 영화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누구나 인터넷에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변하게 된다. 기자와 평론가들의 영역이었던 시사회에 영화관련 블로거나 유튜버가 초청을 받으며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만 프리뷰를 썼던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리뷰 역시 마찬가지다. 블로그나 SNS의 영화 관련 글은 평론보다는 감상평에 가까운 구성을 지니고 있다.     


영화가 대중성을 얻으면서 전문가들의 입김은 약해졌다. 이전에는 몇몇 유명 전문가들의 평에 따라 영화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분위기였다면, 현재는 자신의 기호와 취향 그리고 느낌에 따라 영화를 선택한다. 평론가가 욕을 한다 한들 인터넷 상에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개의 칭찬 글이 올라오면 관객들은 극장을 향한다. 유해진 주연의 <럭키>나 <공조>는 평론가 평이 좋지 못했음에도 높은 관객선호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 SNS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일명 인플루언서의 수가 영화계에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소수 기자나 평론가 집단에 따라 영화의 운명이 좌우되지 않으며, 관객들의 입소문과 솔직한 평가가 더 힘을 얻는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구나 쓸 수 있는 영화 글의 프리뷰와 리뷰는 각각 ‘관람 전’과 ‘관람 후’라는 의미를 지닌다.     


프리뷰는 관람 전에 포인트를 제시하는 글이다. 영화를 먼저 본 기자나 평론가가 아닌 영화를 모르는 일반 관객도 감독이나 배우, 시놉시스를 보고 기대 포인트를 잡아준다.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을 만든 감독이고 장르가 이렇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이 배우가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를 생각했을 때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등 인터넷에서 확보할 수 있는 지식 내에서 정보를 전달해준다.     


미국의 전설적인 갱스터 알폰소 카포네의 말년을 다룬 영화 <폰조>를 예로 들자면 이 영화의 감독이 독특한 초능력자 영화 <크로니클>을 만든 조쉬 트랭크라는 점, 알폰소 카포네 역을 맡은 배우가 남성적인 카리스마로 유명한 배우 톰 하디라는 점, 앞서 알폰소 카포네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알 파치노 주연의 갱스터 무비의 명작 <스카페이스>라는 점 등을 흥미를 자극하는 정보로 제공할 수 있다.     


해외영화의 경우 해외평론가들의 평과 해외 영화 사이트의 평점이 프리뷰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로튼토마토 지수는 영화의 홍보에도 자주 사용되는 신뢰성 높은 사이트니 참조하면 좋다. 자료가 부족한 영화의 경우 예고편을 분석하기도 한다. 단편적이지만 예고편 하나하나에 숨어있는 힌트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하는 것이다. ‘~일지 모른다’는 추측이기 때문에 틀릴 염려도 없고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줄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인버전이란 시간이동 개념을 바탕으로 만든 스파이물이란 정보만 공개했을 때, 다수의 영화 유투버나 블로거들은 짧은 예고편을 재료로 내용을 추측하는 프리뷰를 생산했다. 함께 영화의 내용을 그려보는 재미를 주며 후에 영화를 보면서 예고편의 장면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매력을 전한다.     


리뷰는 관람 후 작성하는 글이다. 이전의 리뷰가 전문적으로 영화를 배운 사람들이 쓰는 평론의 성향이 강했다면, 최근의 리뷰는 감상의 성향이 도드라진다. 책을 예로 들자면 서평은 책에 담긴 내용과 가치를 바탕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고, 독후감은 주관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평가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전문성은 교육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기자나 평론가는 아니며, 이들의 평가 역시 기준보다는 주관적인 정서에 우선을 둔다. 이런 성향은 리뷰가 평론의 영역보다 감상의 영역으로 향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뷰는 정보가 우선이 되고 리뷰는 감상이 우선이다. 리뷰에서 어느 관점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평론이 될 수도 있고 오피니언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지닌다. 개봉 전 영화를 소개하거나 정보를 제공해주는 글은 프리뷰로, 개봉 후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나 평가를 적은 글은 리뷰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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