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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전달하는 글

리뷰와 비평에 공통점이 있다면 호불호다. 이 영화가 좋으냐 아니면 나쁘냐 하는 가치의 문제다. 씨네21은 매주 금요일마다 다음 주 개봉작의 평점을 공개한다. 이때 평론가들은 별점으로 영화에 대한 가치를 말한다. 나쁜 한 줄 평에는 낮은 점수가, 좋은 한 줄 평에는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감상은 호불호의 영역이다. ‘영화 어떻게 봤어?’를 물어볼 때 그 질문의 핵심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 블로그에 검색을 해보는 경우는 이 영화가 재미있느냐 없느냐를 알기 위한 경향이 크다. 이때 도움이 되는 글을 제공하고 싶다면 솔직한 감상을 표현하는 게 좋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재미있는 이유를 포인트를 잡아 설명해야 한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예로 들자면 화끈한 카체이싱과 강렬한 걸크러쉬를 보여준 퓨리오사 캐릭터, 사막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포인트의 제시는 끌리는 요소를 제공한다. 액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카체이싱이, 강인한 여성 캐릭터에 흥미를 가지면 걸크러쉬가, 색다른 배경을 원한다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탈 때, 눈으로 기구의 움직임을 보며 탑승 시 느낄 쾌감을 예상하는 거처럼, 글을 통해 어떤 느낌일지 미리 상상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표현에 있어 ‘재미없다’ 보다는 ‘아쉽다’나 ‘부족했다’를 사용하는 게 좋다. 부정적인 단어가 사용된 글은 거부감을 주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이끌어낸다. 순화된 단어를 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쉬운 지점을 표현할 때는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어설픈 표현은 오히려 ‘왜 이 부분이 아쉬운 거지?’라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스토리가 빈약하다면 빈약하다고, 전개가 지루하다면 지루하다고 명확하게 밝혀야 왜 아쉽게 느꼈는지를 알 수 있다. 감상은 주관이다. 남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주관이기에 자신의 입장에서 글을 전개해 나갈 수 있고 남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비평은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리뷰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원빈이나 강동원이 잘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처럼 호불호의 영역이다.     


감상을 전달하는 글은 간결할수록 좋다. 도입부에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밝히고 호에 따른 포인트, 불호에 따른 포인트를 정리해 적는 방식을 추천한다. 이 영화를 좋게 봤는지 아닌지에 관심이 집중되기에 그 부분을 먼저 밝혀야 한다. 고백으로 치자면 받아줄지 말지를 처음에 말하는 것이다. 앞에서 사족이 길면 지루함을 느낀다. 결정을 내린 뒤 그 이유를 말해줘야 상대는 더 집중한다.     


내 경험을 글에 첨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적인 사연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글의 집중력을 높인다. 사연과 영화의 내용 사이의 연결성이 강할수록 높은 완성도를 지니기도 한다. <라라랜드>를 예로 들어보자. 이 영화는 꿈을 이루고 싶은 두 젊은 예술가가 서로를 만나 미완성인 인생이란 무대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의 꿈을 향한 열정과 도전 그리고 실패는 깊은 인상을 보여준다.     


자신도 이들처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도전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비록 실패를 겪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거나 이때의 추억이 소중했음을 글에 더한다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매력이 더해지며 영화의 내용을 새롭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작품이 지닌 주제의식을 더 강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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