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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홍수정 Jul 29. 2022

<외계+인>, 최동훈표 맛깔난 대사는 왜 사라졌을까

영화비평


아래는 본문의 일부입니다. 위 링크에서 전체 내용을 확인해주세요.

※ 스포일러 X 




<외계+인> 스틸컷(이하 같음)

올여름 극장가를 찾아온 <외계+인> 1부가 예상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개봉 첫 주 영화를 찾은 관객 수가 100만을 못 넘었다. 최동훈 감독이 여태 <타짜>(2006), <도둑들>(2012) 등 최고의 흥행작을 연출한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의 영화가 개봉 후 5일 동안 100만 관객을 동원하지 못한 것은 <범죄의 재구성>(2004)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외계+인>은 쉽게 혹평할 수 없는 영화다. 나름의 성취가 분명하기 때문에. 방대한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다. 한국의 마블, 충무로의 어벤져스. 이런 수식어들이 영화의 성취를 요약한다. 한국 영화계의 의미 있는 도전이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계+인>에서 엿보이는 아쉬운 점을 모른 체하기는 어렵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은, 최동훈 특유의 '말맛'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가 쓴 대사에서 느껴졌던 그 쫀득쫀득한 맛. 


<외계+인> 스틸컷

최동훈의 '말맛'이란 무엇일까. 그의 대사들은 배우의 입에서 경쾌하게 튀어나와 관객의 뇌리에 꽂히고는 했다. <타짜>에서 고니(조승우)는 자기 밑에 들어오라는 곽철용(김응수)에게 "늑대 새끼가 어떻게 개 밑으로 들어가냐"라고 받아친다. <도둑들>에서 예니콜(전지현)은 팹시(김혜수)를 두고 "어마어마한 쌍년"이라고 수군대며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다. 인물의 처지와 감정을 단번에 꿰뚫는 표현. 재치와 능청스러움을 잃지 않는 센스. 그는 류승완과 더불어 한국어를 날카롭게 포착해서 맛깔나게 풀어내는 감독 중 하나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외계+인>은 좀 다르다. 예리하게 반짝이던 말들이 사라지고, 뭉툭한 대사들이 러닝타임을 채운다. 능글맞게 촌철살인을 던질 법한 타이밍에서 인물들은 평이한 대사를 읊조린다. 뻔한 말을 하는 사람은 재미가 없는 법. 캐릭터의 매력도 반감됐다. 대체 최동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외계+인>의 대사가 무미건조한 이유로 '방대한 세계관'이 자주 거론된다. 인물들의 입을 빌려 방대한 세계관을 설명하려다 보니 재치를 부릴 틈이 없다는 것이다. 적절한 분석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밀하게 숨겨진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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