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 기침이라 부른다고 말씀드렸고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와 검사 종류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습니다. 저도 나름 진료 경험이 쌓이다 보니 기침을 오래 하는 분들은 참 많은데 속 시원하게 해답을 듣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기침의 원인이 간단한 검사로도 진단이 가능한 질환 때문이라면 쉽게 고칠 수 있겠지만 만성 기침은 다양한 검사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알레르기와 관련된 질환이 많기 때문에 보통은 알레르기내과에서 전문적으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질환을 반드시 감별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불렀습니다. 후비루는 콧물이 목 뒤로 흐른다는 말인데 후비루 때문에 기침이 생긴다 하여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불렀습니다. 현재는 조금 더 포괄적인 질환을 두루 담기 위해 상기도 기침 증후군으로 진단명이 바뀐 상태입니다. 곧 이야기할 천식이 하기도(아래쪽 기도)에서 기침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면 상기도(위쪽 기도)에서 기침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각종 비염, 부비동염 등이 있겠습니다. 이런 질환 때문에 만성적으로 기침이 있다면 상기도 기침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대표적인 만성 기침의 원인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워낙 자주 등장하는 질환이라서 요즘에는 천식을 모르는 분은 아마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언제나 주인공은 중요한 순간에 흡입기를 빼앗기거나 잃어버려 위험에 처합니다). 만성 질환이라서 오랫동안 치료해야 하고 각종 동반 질환, 합병증, 폐기능의 영구적인 저하 때문에 반드시 올바르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알레르기내과에서는 가장 중심이 되는 중요한 질환이라서 추후에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천식 중에는 호흡곤란, 천명음(쌕쌕거림) 등의 호흡 문제가 없이 기침이 주증상인 천식이 있습니다. 그런 천식을 기침 이형 천식이라고 부르는데,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없기 때문에 미처 천식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놓치기 쉽습니다. 일반적인 기관지 천식과 똑같이 치료를 해야 기침이 좋아지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이 중요합니다.
천식 때 생기는 기관지의 염증과 유사한 염증이 생기지만 증상은 천식만큼 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기침이 주증상이고 호흡곤란, 천명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증상으로는 기침 이형 천식과 구분이 어렵고 역시 흡입기 치료가 필요하므로 올바른 진단이 중요하겠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만성 기침도 종종 있습니다. 위액이 역류하면서 인후두를 자극하여 기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식도염을 치료하면 기침도 자연히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면역과 관련한 질환도 알레르기내과에서 진단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면역을 담당하는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면역결핍질환을 주로 진료합니다. 면역결핍질환은 종류가 아주 많아 여기서 모두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면역결핍이 있는 경우 만성 기침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 면역결핍질환 중 최근에는 선택적 면역글로불린 G 아형 결핍(selective deficiency of immunoglobulin G subclass)이 흔하게 진단되어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위의 질환들까지 모두 감별했다면 원인 불명의 만성 기침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원인이 없는 만성 기침을 '기침 과민성 증후군(cough hypersensitivity syndrome)'이라는 증후군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검사를 했는데도 특별한 소견이 보이지 않는 이러한 종류의 만성 기침에 대해서는 아직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많고 치료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요즘 들어 더욱 늘어가는 추세라서 나중에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기침으로 고생하다 병원에 왔지만 막상 검사를 권유드리면 귀찮아서인지, 검사가 많아 부담스러워서인지 안 하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찾아야 하는 질환의 종류가 많아 검사가 많지만 대부분은 치료 방법이 있으니 수개월씩, 수년씩 기침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