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이 없는 만성 기침

by 강상록

그 밖의 원인

앞에서 소개한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주로 기관지 질환) 이외에 역류성식도염, 고혈압약 부작용(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에 의한 원인도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만 요즘에는 기침이 오래되면 일반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도 역류성식도염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경우가 많아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못하여 수개월씩 기침을 하게 되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라는 고혈압약은 부작용으로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지만 요즘에는 흔히 처방하는 혈압약은 아니라서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폐결핵, 기관지확장증, 만성 기관지염, 폐암 등 폐에 발생하는 다양한 만성 질환들도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당연히 작용할 수 있지만 흉부 X-ray나 흉부 CT로 대부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X-ray나 CT를 찍을 수 있는 병원이 많아지다 보니 더욱 발견이 쉬워졌습니다. 알레르기내과까지 오시는 기침 환자 중에는 다른 병원에서 어느 정도 검사를 하였으나 원인을 찾지 못해 오는 경우가 많고, 위와 같은 폐질환을 뒤늦게 발견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원인 불명의 만성 기침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했음에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원인 질환이 나오는 상황보다 원인 없이 기침을 하는 상황이 환자 입장에서는 더 답답하고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의사들이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만성 기침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기침 과민성 증후군(cough hypersensitivity syndrom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침 과민성 증후군(cough hypersensitivity syndrome)

기침을 유발하는 말초 신경이나 중추 신경이 남들보다 과민해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과민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고 C-fiber, RAR, TRPV1, TRPA1 등의 기침과 관련한 수용체가 예민해져 있거나 개수가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기침을 안 할 상황에서도 기침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경우는 말을 많이 할 때, 매운 음식 먹을 때, 에어컨 바람이나 찬 공기에 노출될 때, 공기가 안 좋을 때(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향수나 화장품 같은 향이 강할 때, 컨디션이 떨어질 때 등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목의 이물감, 간지러움, 따가움, 답답함 등을 느끼면서 기침을 합니다.


기침 과민성 증후군의 진단은 확진 검사가 따로 있지 않고 '배제 진단'의 개념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기침 과민성 증후군을 찾는 특정검사가 없고, 다른 원인 질환들이 모두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그때 진단을 한다는 말입니다. 세포 수준에서의 변화이므로 검사가 쉽지 않고 아직 연구도 완벽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입니다.


치료는 일반적인 기침약과는 다른 종류의 약물들을 시도하고(codeine, gabapentin, pregabalin, amitryptyline 등) 음성 위생*이라고 부르는 생활습관 교정도 시도해 봅니다. 아직까지 뚜렷한 완치 방법은 없으나 기침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습관성 기침

마지막으로 말 그대로 습관적으로 기침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 불명의 만성 기침 환자들에게는 기침을 의식적으로 참아보는 것이 의외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만성 기침이 많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환경이 점점 좋지 않게 변하면서 기침 환자가 더 늘어나는 것 같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인이 없는 만성 기침의 경우 아직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고 곧 국내에도 상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에서 가능한 도움을 드리고 본인이 환경이나 면역력 등을 관리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음성 위생: 목 건강과 목소리를 유지하는 생활 습관(ex. 카페인 및 음주 줄이기, 과도한 성대 사용 금지, 충분한 수분과 좋은 음식 먹기, 야식 줄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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