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토)~5/6(화)은 오랜만에 주어지는 연휴였다.
사실 연휴를 계획하기보다는 연휴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행복하다.
아쉽게도 이번 연휴는 비가 와서 기분은 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잉여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용산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고 비 오는 거리를 추적거리며 걷기도 했고, 동네 술집에서 혼술을 하기도 했다.
또 한날은 오랫동안 별러왔던 동네 뒷동산 산책을 했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의외로 괜찮았던 봉제산 둘레길은 우리 동네에 이런 숲길이 있을 줄이야를 연신 김탄 하며 걷는 시간이었다. 가벼운 옷차림에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동네 주민, 동네 산책친구와 오손도손 걷는 중장년 그리고 가족끼리 산책 나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난 혼자 꾸역꾸역 그 숲길을 걸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 걸었더니 배가 너무 고팠는데 휴일이라 문 연 식당이 없어서 발산역에 있는 엔씨백화점에 들러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애슐리에 들어갔다. 어버이날을 앞두어서 그런지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는데 그런 가운데 나 홀로 당당히 앉아 식사를 했다.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야채 중심의 식사를 하고 싶어서 무리한 선택을 했는데
생각처럼 야채 메뉴가 많지 않아서 아쉽게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소화도 시킬 겸 엔씨백화점 매장을 둘러보았다.
매 계절마다 옷을 사는데 왜 매번 옷이 없는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면서
얇은 긴팔셔츠를 두어 개 사들고 나왔다.
나름 합리적인 쇼핑 했다고 자부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에는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만들었다.
몇 해 전 동네 음식점에서 처음 먹어본 토마토 마리네이드가 너무 맛있어서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레시피가 간단해서 시험 삼아 만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준 적이 있는데
다들 좋아해 줬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연휴에 날 잡아서 만들어 보았다.
마침 짭짭 이철 이기도 했고 다양한 크기의 토마토가 시장에 많이 나와있어서
고민 없이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만들었다.
동생네랑 언니네 한통씩 만들어 보내고 우리 집 냉장고에도 몇 통 보관했는데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긴 해도 막상 먹으니 역시 맛있는 음식이다.
마지막날은 언니집에서 뒤굴거리며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참으로 잉여로운 계획하지 않은 연휴였다.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낼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기엔 시간이 너무 안 갈 것 같고
바깥바람도 냄새도 맡고 싶었다.
온전히 사적인 시간을 제대로 보낸 이번 연휴가 너무 좋았다.
다음 연휴는 6월 첫 주인데 이번에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