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노동의 희열

by ctpaper

주말에 약속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월요일에 출근을 하면 몸이 더 무겁고 힘들었다.

20대~30대에는 만나주는 친구라도 있었지만 40대 후반이 되니 만나주는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주말이 되면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통장 잔고가 넉넉한 것도 아니고

고민 끝에 알바몬 주말알바를 검색해 보니 쿠팡과 마켓컬리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카페나 식당알바는 고정적으로 출근을 해서 주말에 내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것 같아서

비고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가 나에게 적당한 것 같았다.


직장동료의 말로는 주말에 누워있는 게 싫다고 쿠팡알바를 하면

정말로 종일 누워있게 된다고,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러니 비추한다고 헸다.


그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노느니 돈이라도 벌지 싶어서 그나마 근로가 양호하다는 마켓컬리에 지원했다.

그러나 여성인 데다가 나이도 많고 경험도 없어서인지 쉽게 채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쿠팡에 지원했는데 며칠 후 출근하라는 연락이 왔다.

처음 하는 쿠팡알바라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알바 후기를 찾아봤는데

다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하겠는 글들 뿐이었다.


긴장도 됐고, 무섭기도 했지만 현장체험 한다 생각하고 인천으로 향했다.

한 시간쯤 걸려서 도착한 쿠팡 인천 3 센터는 엄청나게 큰 건물이었고, 입구를 찾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어렵게 입구를 찾아 들어간 센터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갔고

나도 눈치는 보며 휴게실을 찾아들어갔다.


마켓컬리는 종일근무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반면 쿠팡은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휴게실 안에는 자동판매기가 몇 대 있었는데, 24시간 무인 카페에서 보았던 머신과 라면 자판기 그리고 카드로 결제해야 열리는 냉동고(볶음밥류)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휴게실안은 음식냄새로 가득했다.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로 후 30분 휴식인데 근로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고지가 있었다.


첫 한 시간은 괜찮았다.

박스가 5개씩 5줄로 늘어져 있었고

상품번호별로 박스에 상품을 넣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 일하고 30분을 쉬었다.


그리고 또 4시간가량을 쉼 없이 일을 했는데

밀려들어오는 상품에 온몸이 너덜너덜해졌다.

쉽고 단순한 업무였지만 정확해야 했고

스피드 하게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속도가 붙지 않았다.

그렇게 4시간을 녹초가 되어 일을 하고 나서야 30분을 쉴 수 있었다.


입안은 마른 지 오래되었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파왔다.

나와 한 조에서 일하던 어느 여성분은 학원비 벌기 참 힘들다고 했다.

출근 중에 편의점에서 사두었던 삼각김밥을 허겁지겁 먹고 정신이 나간 듯 멍하게 앉아 있다가

다시 근로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벨트 위에 있는 상품을 내려서 번호별로 같은 곳에 분류하는 일이었다.

콜라박스, 생수묶음, 쿠팡후레쉬와 같은 무거운 물건부터 세제 묶음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벨트에서 내여왔다. 물건을 들었다가 내리는 동안 허리가 너무 아팠다.


그럭저럭 일을 마치고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쿠팡건물을 나왔는데

오전에는 맑았던 하늘이 그새 비가 와서 흐려져 있었다.

온몸이 두들인 듯 아파와서 다음날에게 침대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일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노동 강도였지만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사람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나 서류에 의한 스트레스가 없어서 쿠팡알바를 직업처럼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래서 일하면서 나도 살짝 흔들렸다. 쿠팡업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몸이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희열이 있었다.

몸으로 하는 노동이 이렇게나 에너지틱하는구나 싶었다.

실제로 쿠팡일을 했던 한 주 동안 체력이 좀 생긴 것 같았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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