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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Jun 18. 2022

[게만추8항]안성실한 게으름뱅이도 괜찮다. 게으르자!

게으르자. 잘 못해도, 잘해도 다 괜찮다.


[게. 만. 추]

세상 게. 으르고 .사 귀찮아하는 삶을 .구하고 존중받을 권리-         


{게. 만. 추 8항}

게만잘해!!! 


.으르자!

만.족할만큼만- 성실하자!

잘.못해도. 잘해도- 다 괜찮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현실 도피형 또는 무한 긍정형 동요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 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짜증 나고 (짜증 나고) 힘든 일도 (힘든 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꿈이 크고 고운 마음이 자라는, 따뜻한 말- 넌, 할 수 있어!!!♬


아이가 자주 부르는 동요 가사이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니. 이렇게 고맙고 위안이 되는 말이 또 있을까?


현실적인 제약 따위, 나를 가로막는 온갖 방해물들 따위, 써글 체력적인 한계 따위 모두 다 물리치고 '넌 할 수 있어.'라는 말 한마디면 무엇이든 다 된다니. 심지어 짜증 나고 힘든 일까지 신나게 할 수 있으며, 꿈도- 고운 마음까지도 자라게 해 준단다.


무적 파워 마법의 언어다. 추측하건대, 이 동요의 작사가는 현실도피형이거나 무한 긍정형 유형의 mbti를 지녔을 확률이 매우 높다.


넌 할 수 있어! 유캔 두잇


무조건적인 유캔 두잇-

그래, 난 할 수 있어!라고 아무 조건 없는 파이팅을 외치며 현실적, 물리적 한계들을 다 외면해보며 모두들 오늘을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유캔 두잇-이 '바쁘고 힘든 현대 사회'에 던져주는 무적 긍정 파워의 힘으로 기약 없는 희망을 쫓아가고. 들.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면? 유캔 두잇에 숨겨진 조건이 있다면?



동요 '넌 할 수 있어.'에 숨겨진 조건

지하철에 앉아 발견한 광고 문구에서 '넌 할 수 있어.'라는 문장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나는 널 믿어.'류의 무한 긍정 신뢰의 가치가 와장창 무너졌다. '넌 할 수 있어.'라는 말만 해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것 아니었어? 그게 다가 아니었단 말이야???


어학원 광고 문구


성. 적과

실. 력을

한. 번에

갖추어야 한다고? 게다가 성실함까지도 필요한 거였어?



우리는 언제부터 성실하고, 실력을 갖추며, 성적으로 증명까지 해내야 하는 인재가 되기를 요구받았을까? 아마도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한 시점부터였겠지. 아장아장 걸음마를 뗀 이후로,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며, 입시 과정을 거치고, 내 앞의 업무를 마주하게 되는 모든 순간순간들마다. '꼭 그래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 속에 근면 성실함을 요구받아왔다.


80년대 교실 칠판 양쪽 위, 궁서체로 쓰인 급훈과 교훈이 늘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라때는 말이야- (80년대생 인증) 교실 앞, 칠판 위 양 옆으로
교훈-근면성실, 급훈-솔선수범. 이 정도쯤 붙어있는 건 기본이어쓰~



학창 시절 내내, 근면 성실함, 게다가 솔선수범하라는 조건까지 모두 요구받으며, 최종적으로는 실력과 성적으로 증명해냈어야 하는 무언의 압박 속에, 우리 모두는 '유캔 두잇!' 무한 긍정의 언어를 외치며 앞만 보며 달려왔다. 지금도 달려가고 있다.  



넘치지 않게, 나에게 만족할 만큼만 성실해도 괜찮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제는 안성실한 게으름뱅이가 되고 싶다. 꼭 근면성실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근면 성실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은 안성실하고, 가끔은 전원 코드 뽑아둔 것처럼 게으름뱅이로 살아도 괜찮다.


나이가 드니 어느 순간 적정 선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 어느 정도 선인지 가늠하게 되었고, 넘치게 잘해도- 또는 적당히 잘해도 어쩌면, 별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못해도,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면 나는 결코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해 달리는 삶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도 차츰 배워가는 나이가 되었다. 내 속도에 맞추어 온전한 내- 삶을 사는 것이 꼭 '나쁨'은 아니라는 것을 세월이 불어다 준 바람결로 느낀다.


그러니 굳이 넘치게 성실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넘치게 잘하지 않겠다.


그저

내가 스스로에게 만족할 만큼만,

오늘 실패하더라도 내일 일어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키워야 한다.

오늘을 딛고 내일, 잘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르면 그것만으로도 된 거다.


힘을 키우고, 내용을 갖춰.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서현진 대사 중-

            

        

{게.만.추 즐기기 Tip}

성실하지 않아도, 실력이 없어도 괜찮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충분히 잘고 있습니다.



지하철 광고의 전체샷- 혹시몰라 학원명은 살짝 가렸습니다. 아무 관계 없는 학원입니다. 지하철 탔다가 직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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