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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Dec 24. 2023

크리스마스엔 뭐 먹지? 슈톨렌!

올해도 한 빵 클리어!

해마다 12월은 늘 바쁘다. 그럼에도 꼭 미리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크리스마스케이크 대신 슈톨렌 하나를 준비한다.

선물을 받은 해도 있고, 선물로 여러 개를 사는 해도 있고. 우찌 되었건 슈톨렌 하나, 집에 두면 크리스마스 준비의 반은 끝난 셈이다. 

슈톨렌(Stollen)은 독일에서 건너온 크리스마스 시즌 빵이다. 견과류 등이 안에 박혀 있고 설탕 가루가 눈처럼 덮여있는데 한 번쯤 그 제조 과정을 듣거나 본 사람들이라면, 분명 슈톨렌과 한 번쯤 크리스마스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 입 속에 들어갈 음식을 누군가가 이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감동스러워서 일 년 간 고생해 온 나를 토닥여주고자 셀프 선물로 사기도 한다. 연말, 지친 자신에게 혹은 감사한 사람들에게 위안과 따듯함을 안겨주고 싶다면 슈톨렌을 권한다.

럼주에 길게는 1-2년씩 담가 만든 속재료들이 질 좋은 버터와 만나면 슈가파우더 속 슈톨렌은 빵이란 존재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그 이상의 풍미를 만들어낸다. 매일 먹던 커피가 평소보다 더 진하게 내려졌을지라도 슈톨렌과 함께라면 최고의 커피 타임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네의 장맛이 집집마다의 손맛에 따라 각기 다른 것처럼 슈톨렌 역시 만든 사람마다의 미세한 차이가 있다. 유명 빵집 슈톨렌의 경우 미리 예약을 통해 11월-12월 초에 미리 수량을 확보해두어야 하는 이유다.


독일에서는 12월의 일요일마다 슈톨렌을 한 조각씩 잘라서 먹는다는데 나는 왜 매일 먹고 싶은 걸까.

기다림의 빵.

나를 기다려주는.

내가 기다리는.

우리를 기다리는 무언가.


그 무언가와 함께 풍미 깊은 연말을 채우길.

12월의 끝자락,

채우고 채워지는 우리의 내일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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