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감수성을 키워준 어린 시절의 꿈]
Q: 엄마, 어렸을 때 어떤 꿈을 꾸셨나요?
A: 어렸을 때, 엄마는 책 속에서 꿈을 찾곤 했단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고, 그 속에서 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지. 문학은 상상력과 감수성을 심어주었고, 그 덕분에 엄마는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었어.
때로 친구와 교환일기처럼 공책을 반으로 잘라, 그 공책에 시를 한 편씩 써서 서로 주기적으로 교환하며 읽기도 했어.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는 연필로 꾹꾹 눌러 소설을 쓰곤 친구에게 컴퓨터로 그 내용을 타자로 쳐 달라고 했어. 그다음에는 pc방에서 출력을 한 후 파일에 소중하게 보관하기도 했단다. 컴퓨터가 귀하던 시절이니 그렇게라도 자료화해서 보관하고 싶던 마음이었어.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각종 문예 대회에서 수상을 하며, 그 글이 학교 교지에 실릴 때, 부끄럽기도 했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줌에 뿌듯함을 느꼈단다.
아마 그쯤부터인 것 같아.
‘내 이름이 저자명으로 쓰인 책 한 권쯤,
누군가의 책꽂이에 꽂히게 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으로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었어. 어린 시절, 논술 과외 선생님께 들었던 칭찬 한마디, 초등학교 때 동시 낭송 대회를 준비하며 밤새 눈을 감고 동시를 읊조리며 외웠던 기억들은 현재와 같은 ‘문학적 감성을 좋아하는 취향’을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단다.
단순한 글을 좋아하는 취향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하게 하는 하나의 꿈으로 확장되기도 했고,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번졌어.
Q: 엄마, 얼마 전 동생이 시를 써 왔을 때, 칭찬해 주셨잖아요.
A: 기억하는구나. 엄마는 지금 글을 쓰는 일을 업(業)으로 하지는 않지만 ‘삶을 글로 기록하는 것에 재미를 지니고 사는 것’은 ‘악기를 하나 다룰 수 있는 것’만큼이나 좋은 자신의 장점이 되는 것 같아.
살면서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삶을 성찰한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과정이거든. 누군가는 운동으로, 누군가는 음악으로, 누군가는 다른 취미들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가는데 엄마는 그게 ‘글’이었어.
그래서 너희에게도 그런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엄마의 어린 시절처럼 논술 과외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던 거야. 그 과정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가 시를 써서 칭찬을 받은 후로 요즘 계속 시상을 떠올리고, 시를 쓰고, 음악 가사 듣기가 취미라고 말하더라. 엄마도 딱 초등학교 2학년 때, ‘단어의 힘’에 담긴 힐링의 가치를 알게 되었는데.
이 모든 과정들이 먼 훗날, 너희 인생에 어떤 의미로 영향을 미칠진 모르겠지만 이 또한 계획하지 않았지만, 우연 같은 우연으로, 계획 같지 않던 계획으로, 너희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하나의 힘이 되어주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엄마 역시, 초등학교 시절, 뛰놀던 나를 논술 과외 수업에 밀어 넣어준 너희의 외할머니, 엄마께 감사하게 생각해. 그 시절, 별거 아닐 수도 있었던 논술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큰 힘이 되어주고 있거든.
Q: ‘우연과 계획’에 관하여 이 내용과 연관 지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A: 어린 시절의 작은 경험의 실마리들은 분명 언젠가 네 삶을 지탱하게 해 주고, 너만의 삶을 색칠하게 해주는 고유한 색으로 자리 잡게 하는 근본적인 ‘바탕색’이 될 거야. 어릴 때 많은 경험을 해 보라는 이유이기도 하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기에, 많은 경험을 시도해 보고, 두려움 없이 많이 도전해 봐. 실패하더라도 분명 다음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게 될 거야.
꿈이 자주 바뀌어도 좋아. 지난 후 돌아보면 다양하게 꾸었던 꿈이 무지개 빛으로 다채로운 인생을 만들어주기도 하니 말이야. 특히 네가 살아갈 미래 사회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융합할 줄 아는 유연한 인재들이 더욱 빛을 발할 거야. 그러니 우연히 실패해도, 우연히 성공해도 이것 하나만큼은 꼭 기억해! 네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일지라도 모든 우연은 필연으로 통할테니.
“초행길일수록 과감하게 전진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