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창문이 가려지던 날, 그 만큼 슬펐던 적은 없다
어머니, 거실좀 쓰겠습니다(8편)
by 워킹맘 놀부며느리 Jan 30. 2023
내가 유일하게 숨쉬는 공간인데..
사라졌네?
어쩌면 나는 이렇게 탁트인곳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생전 등산한번 하지않던 내가 어려움을 겪고난뒤 산을오르는게 좋아졌다.
답답한마음도 탁트인 하늘을보면 뻥뚫려
시원해지는것 같아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가씨가 집을 나가고
우리가 방으로 들어오면서
나는 가장먼저 책상을 들여왔다
나의 유일한 낙이었다
하루의 마무리를 창문밖으로 보이는 불빛을보며
내 다음을 기대하는 것.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날 여름이왔고
우리는 에어컨이 필요했다
남편의 설득으로 창문형에어컨을 구매,설치하는동안
나는 답답함이 몰려왔다
여름이니 에어컨이 필요하지.
남편은 더위를 많이 타니까.
그런데 내공간에 창문이 가려지면서
그 자리가 의미없는 공간이 되어버린것이다.
에어컨으로 가려진 창문.
나는 더 이상 그자리에서 글을쓸수도 꿈을꿀수도없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몇날며칠을 그런 기분으로 책상에 앉지않았던것같다.
나는 단 한번도 내삶을 후회한적이없다
하지만 이 방에서 나가 온전히 우리 공간을
다시 되찾는것만이 우리의 하루에 단비를 내려줄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그날의 슬픈 기분을 떠올리며
아주조금 더 열심히 시간을 보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