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젊음과 싱그러움이다. 30대도 여전히 젊지만 싱그러움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성숙함이 자리 잡는 것 같다. 그렇다면 40대는 어떤가? 내가 예상했던 40대는 젊음이 조금씩 사라지지만 대신 여유로움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40대가 되어보니 젊음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건 맞지만 여유로움이 꼭 나이와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연애도 마찬가지로 연령대마다 특유의 느낌이 있다. 20대에는 조건 없는 열정적인 연애가 가능하지만 30대부터는 확 바뀐다. 20대 때의 연애 경험으로 인해 사람을 만나는데 좀 더 신중해지며 결혼을 염두하는 경우가 많아서 연애하기까지의 허들이 높아진다. 그리고 일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서 연애에 대한 열정도 사그라든다. 그렇다면 40대의 연애는 대충 감이 올 것이다. 결혼할 사람들은 대부분 결혼을 해서 사람 자체가 많지 않다. 거기다 결혼을 원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또 나뉜다. 한마디로 만남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결혼정보회사까지 오게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 나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다. 사람 사는 거 비슷하다고 내가 해보니 40대의 연애도 20~30대의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무뎌질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면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되며 때로는 다투기도 한다. 왠지 40대가 되면 너그러워져서 다투지 않을 거 같지만 횟수가 적고 강도가 좀 약할 뿐 다투는 건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딱 한 가지 20~30대 연애와 큰 차이점을 느끼게 됐다.
그 차이점은 바로 '체력'이다.
보통 토요일에 하루종일 데이트를 하는데 데이트하는 동안에는 너무 즐겁고 신나는데 일요일에는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드러누워있다. 그렇게 일요일에 푹 쉬면 월요일부터 열심히 일을 한다. 그리고 또 토요일이 되면 신나게 놀고 일요일에 또 요양을 한다. 주말에 1박 2일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매우 피곤한 주중을 보낸다. 그래서 진짜 특별한 날 아니면 평일에는 만나지 않는다. 누가 정한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정말 세월이 야속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매일 야근하고도 주말이면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던 게 엊그제만 같은데 이제 먼 옛날이 되어버렸다.
나는 건강과 체력을 위해 요가와 홈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 하지 않아서인지) 체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신체적인 나이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절로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40대의 알콩달콩한 나의 연애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