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법과 시중의 많은 문법 책에서
'some은 긍정문과 권유의 의문문, 긍정의 답을 예상하는 경우,
any는 부정문, 의문문, 조건문에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외워서 공부하려면, 영어공부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런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종종 있다. 그 보다는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some은 '단정문(확실히 알고 있음)'에, any는 '비단정문(확실하지 않음)'에 사용된다.
아래 문장 a를 학교문법의 테두리 안에서 설명하려면, 쉽지 않아 보인다.
의문문에서는 anybody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omebody를 사용한 문장도 역시 두 적절한 문장이다.
a. Is somebody here? vs. Is anybody here?
위의 문장을 전라도 사투리로 어감을 살려 번역 해 본다면,
Is somebody here?는 '누구 있지라?'가 적합하고
Is anybody here?는 '누구 없소?'가 적합하다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있다고 화자가 확신을 하면서 하는 말이 Is somebody here?이며
누군가가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말이 Is anybody here?인 것이다.
권유의 의문문에 some을 사용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라는 표현은 상대방에게 마실것을 권할 때 사용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의문문의 표현을 빌렸을뿐, 사실 상대방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마실것을 내 주면서 '좀 드세요'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anything이 아니라, something이 적절한 표현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마실것을 권할 때, 상대방은 일반적으로 거절하지 않고 "네, ~"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긍정의 대답을 예상하는 의문문에 some을 사용한다'는 말이 여기에서 비롯되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tell me. vs. If you have some questions, please tell me.
위와 같은 문장에서도
any를 쓰는 경우에는 청자가 어떤 궁금한 점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표현이고,
some을 쓰는 경우에는 청자가 분명 궁금한 점이 있을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some과 any는 문장의 겉 형식에 따라 자동적으로 용법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맥이 결정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some은 '단정문, 확실한 것, 무엇인가 있는것'
any는 '비단정문, 불확실한 것,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것' 의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