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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Jun 01. 2024

왜 보여주세요?

어차피 일어날 일

하나님, 왜 보여주세요?


10대 초반, 처음으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릴 때는 꿈이 일상이기도 했고 좀 무서웠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꿈을 꾼다는 게 내심 착잡했다.


우연이라 부정하기엔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일어날 이나 가족에게 일어나고 있었던 일을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도 꿈으로 알게 되었는데

대부분 악재였기 때문이다.


'왜 보여주세요?'


착잡해서 여쭈어보았다.


'어차피 일어날 일, 좋은 것도 아니고 매번

 이런 일들을 미리 본다고 달라지지도 않고

 결국 꿈대로 되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시니컬하게 묻던

나의 마음에 매우 상냥한 답이 도착했다.

내가 겪는 하나님은 늘 상냥한 분이었다.


최소 두 가지를 할 수 있어.



첫째, 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기도할 수 있어.

둘째, 그 일이 일어나게 되더라도
데미지를 최소화하도록 영적으로,
마음으로 무장하고 준비할 수 있어.


답을 들은 이후, 꿈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조금 먼저 본다 하여 결코 쉬운 것은 아니나,

미리 영과 혼의 대비, 기도와 마음의 준비

그 '안 좋은' 일들을 비교적 빨리 끝내거나,

피해 최소화, 심지어 '거의'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까지도 경험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른 대가(기도)가 필요했지만

일어날 악재해를 줄일 수 있다면

신이 나에게 허락한 advantage였다.


며칠 전 오랜만에 영적인 꿈을 꾸었다.

일어난 일이 아니니 '일어날'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 일이 터졌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별생각 없이 미리 기도하지 않던 나는

그제야 '이거였구나' 정신을 차렸다.


의미 없는 꿈은 기억나지 않았고

영적인 꿈은 반드시 기억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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